놀이치료가 시작되었다

by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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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발달센터에서 첫 놀이치료가 있었다. 작년에 경험한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에 대한 사전 질문지를 작성하면서 일곱 살이 된 손자의 성장을 새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놀이치료를 마치고 담당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아주 강렬하고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손자와의 놀이에서 할리갈리를 하던 손자의 반응이 다양해야 하는데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감정이 비어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기고 질 때의 기쁨과 속상함, 짜증, 갈등, 화, 지루함 등등의 감정적인 게 많이 비어 있다고 한다. 실생활 놀이를 통해 자율성과 주도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은 자기 욕구를 드러내고 자신이 기쁠 때, 화날 때의 최고치를 알고 조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비어있다니!! 처음 듣는 말이라 사실 놀라고 당황했다. 나 같은 경우는 늘 ‘감정 과잉’일 때가 많기에. 기질이 다른 양육자와 아이와의 관계 맺기. 생각보다 어렵다. 내 감정이 아이의 감정을 좌우할까봐 조심하면 할수록 매주 한번씩 트러블이 생긴다.

손자는 하루에 한번 나의 사랑을 확인하느라 뽀삐가 좋아? 내가 좋아? 하고 묻는다. 그 질문을 안 하는 날이 바로 아이가 자존감을 확립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다음주 일요일엔 마포희망나눔에서 연결해준(격월로 손자를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돌봐주고 있는 홍아와 이오) 가족의 아이들이 집으로 놀러오기로 했다. 친구의 방문은 손자에게 첫 경험이 될 것이다. 자신의 장난감을 나누어서 놀아야 하고 친구에게 자신의 강아지를 소개시켜주어야 한다. 친구가 아끼는 장난감을 만지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친구와 재미있게 어울리면 어떤 식으로 행복한지, 공을 차면서 뛰거나 웃으면서 크게 소리를 내면 또 얼마나 시원한지. 친구들과의 활동을 통해 비어 있는 감정을 알록달록 하게 채우길 바란다. 친구들이여 다양한 감정을 나누어주세요. 그래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재치 있고 유연하게 반응하는 풍요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고 나는 기도한다.

[사전 질문지]

치료 경험 : 1년 전 웩슬러 검사 후 ‘경도지적장애’ 진단을 받고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언어치료선생님 조언으로 치과에 가서 확인한 결과, 혀가 짧다고 하여 설소대 성형술을 받았고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호소 문제 및 욕구 : 주양육자인 고모할머니(집에서는 엄마라거나 고모라고 불림)인 제가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는 평을 받았듯이 ‘학습장애’로 이어질 법한 눈에 보이지 않는 발달 과정이 문제입니다.

[아동 특성]

언어 : 언어선생님 평가로는 ‘오류를 고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합니다. 어중 ‘ㄹ’을 연습중이며 어두 ‘ㄹ’은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있습니다. 받침이 있는 단어나 문장도 연습중입니다.

인지 : 이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서 : 어제 저녁 식사중에 ‘가슴이 두근두근 해요’라고 해서 ‘왜?’라고 물으니까 ‘내 마음에 민이랑 욱이가 있어서요’라고 표현해서 감동했습니다. 친구를 사귀는 설레임을 알고 표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성 : 어린이집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집근처 초등학교에서 만난 형들과 어울려 축구공을 따라 다니기도 합니다.

일상생활 : 보통의 아동과 비슷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장난감놀이 후 아침 먹고 치카하고 옷을 입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도 전달 가능합니다.

학습 : 시간, 숫자에 관심이 많고, 색칠을 싫어합니다. 뽀로로 집놀이를 좋아하고 마을버스 02번 운전하시는 분들 이름을 외우거나 차번호로 아저씨를 예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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