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이의 뜨개모임에 다녀왔다. 돌봄 일을 마치고 어린이집에서 손자를 데리러 가기 전 자투리 시간에..
실패할 기회를 주는 건 얼마나 소중한가. 왼손잡이가 바느질이나 뜨개질, 기타를 배울 때의 함정을 이번엔 극복할 수 있을까? 외국어를 처음 대할 때도 수없이 많은 도전을 했던 기억. 자전거 타기도 그랬다. 언제부터인가 능률적이고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에만 시간을 썼던 것 같다.
이번 뜨개 모임은 잘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는 왜 쵸이의 뜨개 모임에 갔을까.
어제 참석한 치매교육 영향도 있다. 60세부터 매년 한번씩 치매 체크를 하라고 한다. 나에게는 앞으로 9년 후가 될 것이고 우리가 흔히 노인이라고 구분하는 65세까지는 14년 후가 된다. 손자를 돌보느라고 사회적 관계망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새로운 만남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모임은 성공적이다.
뜨개질을 하며(나는 오늘 목표로 한 성과물은 없었지만 성취감을 위해 사슬뜨기로 손자와 나의 팔찌를 완성했다.) 마포희망나눔에서 하는 멘토 사업 비전을 들었다. 멘토단이 정서지원, 학습지원, 반찬지원을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끼칠 영향을..
뜨개 모임을 하는 쵸이의 경우 반찬지원을 하는 아이에게 가정에서 엄마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메모를 덧붙인다고 한다. 이 음식은 일본식 카레야 하고.. 반찬에서 과일까지 한꾸러미를 준비한다고 한다.
학교 교문까지 갔다가 가슴이 뛰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정아라는 친구이야기도 마음에 남는다. 정아는 고등학생이다. 정아는 일용직 아빠와 고시원에 산다. 가리는 음식도 많고 못 먹는 음식도 많다. 늘 사먹는 음식에 길들여져 가정에서 먹는 반찬, 예를 들면 나물을 못 먹는단다.
취향을 알아가는 일은 중요하다. 생활 전체가 취향에 의해 좌우되니까. 멘티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 행하는 돌봄엔 엄마가 주는 사랑이 있다. 정아가 취향을 발견하는 기회, 실패를 마음대로 한 후에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먹거리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면 하고 새겨듣는 가운데 뜨개 모임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뜨개질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가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다니.. 뜨개질의 새로운 발견이다.
나눔이란 무엇일까.
마포희망나눔에서는 도움을 받는 대상과 도움을 주는 대상이 일방적이지 않아서 좋다.
때로는 내게 있는 걸 나누고 또 때로는 나누어 받기도 하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생태계로 치면 친환경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