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햅번은 나의 이상형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로마 시내를 달리는 게 아니라, 티파니 앞에서 아침으로 빵을 먹는 것이 아니라 아픈이들 곁에 있는 영화 밖에서의 그녀 모습은 오랫동안 마음을 끄는 데가 있었다.
나 이제 오십을 넘은 나이에 다시 꿈을 꾸는데 그것은 문만 열고 나가서 버스나 전철로 이동을 하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관계망에 사는 것.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이 흘러가지는 않지만, 소망하는 삶과 이웃하려는 노력으로서의 삶 또한 나쁘지는 않다. 1년 전 오늘을 돌아보며..
2018. 5.30/
100세 뮤즈의 기저귀를 가는데 새로 오신 뮤즈와 눈이 마주쳤다. 수다쟁이인 나는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이 분이 100살이에요. 한국전쟁, 일제시대 다 겪으신 거죠.
낯설어서 눈도 마주치지 않던 새싹 뮤즈가 살포시 미소지으며 나도 겪었어요. 난 일흔여섯이에요.. 라고 하신다.
건강기록에 적혀있기로는 연세도 기억 못 할 정도로 치매가 심하다고 하셨는데 갑자기 기억이 돌아온걸까.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새싹 뮤즈가 질문을 한다.
그분은 딸이 안 모신대요?
딸이요? 딸도 할머니세요. 올해 일흔여덟. 조금 있으면 딸도 이곳에 오셔야 할 걸요.
잠시 뜸을 드리던 내가 어머니하고 딸하고 같은 방 쓰면 좋겠지요? 라고 묻자, 새싹 뮤즈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는듯 조금 전 보다 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이제 어서 주무세요. 방불 꺼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