얜 왜 혼자 있어요?

by 이은주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손자가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이
그럼 우리 헤어지는거야?
그러더니 바로 눈가가 빨개지는 것이었다.
이런 경험을 어디에서 했던걸까. 데자뷔일까? 잘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일하던 엄마'와 헤어질 때의 나도 이런 감수성이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몸짓언어며 말이며 손마디마디까지 애달파했고 그것을 본 난 더 깊은 외로움에 빠졌고, 그것을 안 내 남동생은 ㄱ한 장난감을 요구했었다.
그래서 나는 손자에게 웃어주며 다정하게 말해준다.
아니? 내일 만날거야. 엄마랑 증조 할머니랑 삼촌이랑 놀다가 내일
교회에서 만나자.
어린이는 신묘한 것이 사랑스럽게도 납득을 하면 감정을 질질 끌지 않고 잊는다.

지난 휴일에도 손자는 엄마와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돌아와 허전한 지 잠자리에서 묻는다.
얜 왜 혼자 있어요?
달력에 웃는 어린이 그림을 가리켰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달력 한 장을 넘겼다.
아니야, 뒤에 다 있어~
했더니 깔깔..
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리옹에서 첫가을을 맞는 H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