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무지개를 보고 아줌마는 너무너무 신기한 생각을 해. 어쩌면 네가 바로 이 무지개의 주인공이고, 어쩌면 네가 이 무지개다리를 건너 더더 넓은 세상으로 가려는 건지 모르겠어. 너의 계획대로 하여라. 꿈은 배반이다. 네가 성장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네가 일상의 옷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너는 강하고, 너는 지혜롭고, 어제 본 무지개처럼 신비하고, 그리고 또 멋있다. 올 겨울은 네가 납득할 만큼 밤을 새워 공부하길 바라며 귀국하기 전에 이력서 여기저기 내서 한 1년 더 한국 배급사와 프리마켓 업무 등등 프랑스에서 체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는 학생비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비자가 필요할 텐데 이왕이면 등록금이 싼 국립대를 알아보고 입학할 수 있으면 입학하기 바란다. 그러니까 프랑스 대학 중퇴를 하고 오는 게 어떨까 싶다. 적어도 2.3년 정도 체류하면 현지 영화관에서, 이를 테면 매일 고전영화를 반복해서 틀어주는 곳, 대학 안에서 무료로 누릴 수 있는 문화 등등을 조금 더 맛보면 어떨까. 자비로 깐느의 해변을 걸어도 보고. 이게 네 인생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렴. 너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상을 좇는 일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하는 사람과 아기도 가지고 싶어질 테고.. 돌아와서 바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또 알바를 전전해야 하거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도 좋단다. 시내 전문학교라도 입학하여 1년 더 네게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 시내라면 면세점이든, 한국인이나 일본인 경영 레스토랑이든 약간은 빵을 살 돈은 벌어가며 견딜 수 있지 않니? 그리고 부모님께 주고받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하니 조금 뻔뻔스럽게 결혼할 때 얼마간 도움 주려고 하셨다면 그 돈을 미리 달라고 하여라. 없다고 하시면 은행에서 2천 정도 대출해서 네가 귀국 후 매달 원금과 이자(은행이자는 6만 원 정도)를 갚아나가면 되고 아줌마처럼 집 없이 마포구면 마포구에 10년 세 들어 살면 임대아파트 정도 얻을 수 있고 결혼한다고 해도 신혼부부 주택마련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 올해가 아니면 공부할 시간 없다고 생각하며 공부하기 2. 비앙카나 친구들에게 프랑스에서 구직한 친구가 있다면 소개받아서 그들에게 결원이 생겼을 때 꼭 소개해달라고 부탁(물론 찾기 어렵다) 3. 등록금이 싼 학교 리스트 만들어서 방문하고 입학처 찾아가서 '이 대학에 들어오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가 필요한지'알아두고 4. 너는 집에 언제 얼마가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해야 한다. 5. 대학 다니는 중에 영화평론을 써서 영화잡지에 꾸준히 응모하기 바란다. 물론 영화도 대학 도서관에서 계속 보고 중간에 깐느에서 아이스크림이라도 팔 생각으로.. 버티기. 6. 꼭 4년제 대학이 아니어도 학생비자가 나오고 졸업생들이 마켓이나 배급사 관련 영역에서 활약하는 곳이 있다면 경험해보고 오는 것이 좋겠다. 그들의 일하는 방식을 경험하는 건 아주 중요하거든. 어쨌든 아줌마는 너의 선택을 지지한다. 어떤 선택을 한다고 해도 변함없이 너는 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