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울었으니까 힘들거야

by 이은주

뽀삐랑 산책하면 엄마하고 할머니 보고 싶은 게 잊혀질까요? 아니, 보고 싶은 감정은 그런다고 잊혀지지는 않아, 계속 보고 싶지. 그렇지만 목요일날 엄마를 보니까 견딜 수 있을거야. 뽀삐하고 산책하면 그 보고 싶은 마음이 위로를 받겠지. 카톡 음성메시지에 방금 손자와 대화한 걸 녹음한다. 잊지 않으려고. 곁에서 녹음하는 나를 지켜보는 아이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설명해준다. 이걸 있다 쓸 거야. 네가 말한 예쁜 마음을. 아이가 할아버지처럼 허허 웃는데 옆모습에 초록조명을 받은듯 그림자 진다. 놀이샘께서는 네다섯 살 때 엄마와 분리 시 보였어야 할 감정들이 이제 막 올라오는 거란다. 충분히 느끼고 표현해야 할 감정들 말이다. 인지샘께서는 아이가 엄마를 찾으며 울 때 울게 내버려두라고 한다. 그럴 때는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안아주다가 울음이 그치면 이렇게 알려주라고 한다.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거야."라고. 아이는 상황은 이해되지만, 감정은 미성숙하니까. 몸의 긴장이 그칠 때까지 언제까지나 안아주라고 한다. 놀이치료 첫수업 때 아이의 감정이 많이 비어있다고 말씀하셔서 놀랐었는데 어쩌면 이 순간이 아이 자신의 정서가 안정을 찾는 동시에 수많은 감정선을 찾아서 표현의 정도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걸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이해하게 되었다. 함께 아이의 성장을 고민하는 레이스짜는 여인의 조언도 귀하다. '화를 낼 때도 단계가 있어야 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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