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변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by 이은주

목사님 막내조카에게서 목욜 장학금을 받았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그날은 경희대 반건호교수님께 정명이 ADHD 상담건으로 하루를 보내고 금요일은 인지수업과 언어수업을 따라다니느라 감사 인사가 늦었습니다.
오늘은 놀이치료 후 자신의 아이를 데리러 오지 않는 조카딸 대신 엄마가 대흥역에 오셨지요.
노인은 우셨어요.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늙고 병들어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는 엄마를 바라보는 건 고문과도 같습니다. 엄마가 혹시 일조량이 모자라서, 비타민 D가 모자라서 우울하신가 싶어서 저와 정명이와 그리고 엄마는 모두 경의선 철길 산책에 나섰습니다.
날이 좋아서 기분 좋은 땀이 났어요. 저흰 정명이를 귀여워해주시는 마을버스 할아버지가 모는 마을버스로 동네 한바퀴를 돌고 국밥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헤어졌어요.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쯤 엄마는 미소지으셨지요.
조카딸이 자신의 아들과 똑같이 느리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 노인은 묵묵히 책임을 지고 있으나 저는..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노부나가는 때려 죽이고
히데요시는 울도록 만들고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는데요. 저는 히데요시에 가까워요. 언젠가는 깨어일어나서 자신의 목소리로 울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목요일 자신의 딸 대신 경희대 병원으로, 2차병원 소견서가 필요해서 성심병원으로 왕복하는 저와 동행해 준 남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대단히 느리지만, 자신의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남동생이 지루한 대기시간을 참으며 마침내는 반건호교수님 진료실에 함께하며 '공부 못해도 좋으니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는 할아버지로서의 소견을 피력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 안도한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2세대에 걸친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막내조카가 듣든한 지원 아래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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