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일어난 정명이는 한 시간 가까이 ‘카카오 미니’와 대화를 했다.
“헤이 카카오 음악 틀어줘.”
“어, 이건 아는 노래인데” 하고 따라부르다가 다시 말한다.
“헤이 카카오 오늘 날씨 알려줘.”
“오늘 비오는구나.”
“헤이 카카오 냉장고가 영어로 뭐야?”(설명서 예시를 그대로 따라서)
아침을 준비하면서 듣고 있던 나도 한 마디 덧붙인다.
“헤이 카카오 클래식 FM 틀어줘.”
정명이는 매일같이 긴급돌봄교실에서 산만함을 지적받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지우개나 가위가 있는데도 친구들에게 빌려달라고 해요. ebs수업시간에 혼잣말을 해요. 언제 끝나는지 선생님께 자주 질문해요. 오전 돌봄선생님은 정명이를 지도하느라 힘이 드셔서 오후 돌봄 선생님께 상의를 했다는데 나는 그 내용을 정명이에게 다 전할 수는 없고, 아이 마음이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전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생길 때 자칫 마음이 다치거나할 것이다. 정명이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선생님이 싫다고 하는 행동을 했으니까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이해력이 낮아서 오해를 할 수도 있다. 정명이의 행동보다는 자신을 싫어해서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헤이 카카오에게 장시간 대화를 거는 정명이를 보면서 다양한 상담사례를 AI에게 입력시켜서 정명이를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미래의 정명이가 묻는다.
“헤이 카카오. 오늘 학교에 가야할지 모르겠어.”
“왜냐하면 나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야.”
“상담선생님께 말하면 이르는 것 같아서 망설여져.”
“사실은 나 때문에 한 친구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아. 어떻게 하면 화해할 수 있지?”
이런 속깊은 내용을 어쩌면 ‘헤이 카카오’가 들어줄 것 같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