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교정지

by 이은주

긴 터널 같은 시간을 헤쳐오면서 엄마와 나는 샴쌍둥이처럼 함께했던 것 같아. 그 모든 순간을 정면 돌파하면서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젊음과 빈곤한 영혼만 남았을 뿐.
사랑, 믿음, 이런 아름다운 말 몰라요.
거친 한숨, 서로에 대한 비판으로 상처를 주었지요.
그래도 우리 이별할 때는 악수하고 헤어지겠지요.
참 용감했다고.
엄마의 교정지는 고칠 게 많네요.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 겁니다. 노인이 아직 정정하다는 뜻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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