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와 마늘까기

by 이은주


학교 앞에서 달팽이를 나누어주었던 초등학생이 이번엔 처음 보는 큰 별사탕만한 개구리를 여러 마리 잡아서 놀고 있었다.
정명이와 나는 개구리를 손에 올려놓으면 개구리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걸 그 초등학생 누나를 통해 배웠다.
가방에서 여벌 마스크가 든 포장지를 뜯어서 정명이 물병의 물을 담고 개구리를 분양받아서 집에 왔는데 문제는 얼마 전에 장례식을 치른 장수풍뎅이의 플라스틱 채집통을 베란다에서 꺼내오는 동안 개구리가 담긴 마스크 봉지를 누가 들고 있느냐를 정하는 것이었다. 정명이가 개구리가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안 무서워. 너도 옆에서 봤잖아.
아니야, 무서워. 저리 치워~ 엉엉.
결국 장수풍뎅이처럼 개구리는 또 나의 개구리가 되는 순간이었다.
플라스틱 통에 물을 채우고 돌멩이 몇 개를 넣어주었지만 개구리는 자기 몸의 몇 배나 되는 벽을 기어올라가서 탈출을 꿈꾸었다.
저녁에 마늘을 까는 내게 다가온 정명이가 저도 깔래요 하고 다가왔다.


우리는 침대에 나란히 걸터앉아 햇볕에 잘 말린 마늘껍질을 30분 이상 몰입해서 깠다.
마늘을 까는 동안 정명이가 네다섯 살쯤에도 고모를 도와 마늘을 아주 잘 깠다고 들려주었다.

그러니까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마늘을 잘 까서. 손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든 잘 하게 될 걸. 넌 글도 잘 쓰게 될 거야. 네 이름은 소설가의 이름을 따서 지어주었으니까.
마늘을 까면서 듣고 있던 정명이가 손에서 미끄러져 데구르르 구르는 마늘을 보고 외쳤다. 예쁘다.
여덟 살 남아가 껍질을 벗긴 마늘이 예쁘다는 걸 안 순간이었다.
나는 기뻐서 그렇지? 마늘 예쁘지? 라고 말하고는 바로 마늘까기에 대한 보상을 해주었다.
마늘까기 도와줘서 고마워. 네가 500원을 주면 고모가 천 원으로 바꾸어줄게.
그러니까 500원을 용돈으로 준다는 소리야.
손자는 이해를 못하는 눈치라 설명을 덧붙였다.

아이는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에는 파프리카랑 가지의 아름다움을 알려줄게. 잠든 아이의 이마를 쓸어주면서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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