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소설

끌림 혹은 흩어짐

by 이은주


당신은 글쓰기를 왜 하느냐고 물으십니다.
저는 왜라는 질문 앞에서 글쓰기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깜짝 놀랍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왜 때문에 왜 쓰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마치 네루다의 시와 같습니다.
끌림입니다. 차라리 저에게 글쓰기가 언제부터 좋았는지 물어봐주십시오.
그 사람을 왜 좋아하느냐고 묻지 마시고 그 사람을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는지 질문해주시는 게 차라리 저는 설명하기 쉬우니까요.
그래요. 글쓰기는 강한 이끌림입니다. 언제부터일까요,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은.
뾰족한 연필을 깎을 때부터? 티브이에서 초원의 빛이 시작할 때 오프닝 음악이 흐르면서 잉걸스 가족의 행복을 탐할 때부터? 아니면 글쓰기로 상금을 타면 친구의 수학여행 경비를 대신 내주고 싶었던 어린 저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었을까요?

이번엔 흩어짐에 대해서 말씀 드릴까합니다. 흩어진다. 내가 흩어져서 정신줄을 놓는다. 시간이 얼만큼 갔는지도 모르겠고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지켜야 할 가족이 과연 실제하는건지도 모르겠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을 때 흩어지는 나를 모아두고 싶을 때 글쓰기는 언제나 저와 함께했어요.
그러므로 대체 글을 왜 쓰는가 물으신다면 그 대답은 여기에 있어요. 이끌림이지요. 이유 같은 건 없고 그저 흩어지는 자음과 모음을 붙잡아 나를 세우는 것입니다. 흩어지지 않기 위해서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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