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오를 만났다. 광화문 방향 버스에서 현오를 만나다니 반가웠다. 현오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해왔다.
“안녕하세요?”
오후의 텅빈 버스 안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나는 그제서야 창문 밖에 주었던 시선을 어떤 키가 큰 청년에게로 향했다. 키가 훌쩍 자라서 버스 천정이 닿을 듯했다. 어렴풋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현오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현오는 날 만나면 반가운 표현을 하며 안기기 보다 손가락 다섯 개를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던 버릇이 있었다. 현오가 반가워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처음 낚시를 함께 하던 밤, 현오는 춥다고 했다. 텐트에서 무릎담요를 가져다가 어린 현오의 어깨에 걸쳐주고 등을 쓸어주고 있었다. 몹시 떨고 있는 걸 그제서야 알아버린 나는 미안한 마음에 현오를 안아주려고 하자 현오가 몸을 움츠렸다. 순간의 느낌이었기에 나는 현오를 번쩍 들어올려 안았다. 조카들을 안을 때면 먼저 달려와 뛰어들어서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던 것에 비해 현오는 몸을 비틀어 달아나려고 하는건지 양다리가 수직으로 굳어 있었다. 긴장해 있는 현오를 내려놓고 그제서야 나는 현오가 아직 안기는 연습이 덜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30kg이 될까말까한 어린 현오를 땅 위에 내려놓으면서 이렇게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다음에 또 안아줄게 현오야. 안길 때는 안아주는 사람 허리를 다치지 않게 긴장을 푸는 것도 알게 될 거다.
“현오도 잘 있었니? 엄마도 건강하시고?”
“예.”
“어디 가는 길이니?”
“서점에요.”
“여자친구는?”
“아직 없어요.”
현오가 특유의 찡긋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현오랑 이제 술 마셔도 되겠네. 네가 크면 술 한 잔 마시자고 한 것 기억나?”
“헤헤.”
현오와 다음주 수요일 약속을 하고 그날은 내가 먼저 내렸다.
photo by lamb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