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예쁜 치매는 없어요.'
군대에 있는 막내조카와 저녁 안부로 시작된 문자가 할머니의 아침인사 화제로 옮겨졌다.
"네가 몰라서 그래.
내 엄마 내 아빠가 늙어가는 모습 보다보면 내 아이가 응석부리는 것처럼 사랑스러울 때가 많아.
세상은 아직 네가 모르는게 더 많단다. 이 이야기는 네가 오십이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노인관련 책을 읽어서 선지식을 얻을 수도 있겠지. "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누군가 누군가에게 세상에 대하여 모른다할지라도 그 사람은 타인보다 모르는것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순전히 경험차이라고 할 수는 없고 관점과 생각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 사람과의 대화가 재미있고 어려운거 같고요."
"그래. 맞아. 그래서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지. 할머니가 남이라면 나는 절대로 그렇게 인사하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을테니까.
어떻게든지 인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너라면
왜 왔니?
내가 죽었나 확인하려고 왔어?
오지마 하고 아빠가 말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다음날 다시 문을 열고 아빠를 만나러갈 용기가 생길까?
아주 어렵단다 얘야.."
"할머니세대때는 매우 심했을 테니.. 서로 존중하는 대화로 화목해지면 좋겠어요."
"가능하지 않을까?
너와 내가 이렇게 대화하고 있으니.."
"할머니를 위해서 설거지를 했는가.
밥을 차려봤는가.
장을 봐왔는가.
함께 티브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대화를 했는가.
가까운 산책로를 모시고 걸었는가.
무엇이 필요한지 탐색해봤는가. 귀이개가 필요한지 핸드크림이 다 떨어졌는지 햇과일이 먹고 싶은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맛집에서 포장해온 메뉴가 드시고 싶은지. 근래 어디가 가장 아프신지. 병원은 다녀오셨는지. 예약은 잡아드렸는지, 검사 결과를 보고 어떤 처방을 받았는지. 병원비 지불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방걸레질을 쳐드렸는지, 걸레를 빨아드렸는지, 재활용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드렸는지,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상이란다."
"휴가 7월10일~22 일 나갈거
같아요. 복귀일이 앞당겨져서 스케줄이 다 꼬였어요.11일에 바로 여행ㅋㅋ"
"잘 다녀와. 그럼 아빠에게는 언제?
할머니께는 언제 다녀갈거니? 고모는 7월 10일 글쓰기 미팅이 수원에서 있어서 여행 다녀와서 봐야겠다."
"10일이랑 여행 다음에 가요."
"할머니께 개인 문자 드리렴. 씩씩한 군복입은 모습 보시겠네ㅎ"
"네
원래 16일에 나가려했는데 잘 안됐어요."
"괜찮아. 원래 뜻대로 안 돼.."
"ㅋㅋ"
"매우 긴 시간 마음의 준비하지 않으면 가족내 돌봄 민주화를 이루어낼 수 없어.
공평해야지. 모두 할머니의 돌봄을 받았으니 돌봐드리는 것도 n분의 1이 되도록 노력하거라..
기대할게."
photo by lamb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