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로 주세요. 얼마라고 했지요?”
“33000원이요. 기기는 발라리안으로 하시겠습니까? 충전식입니다.”
“묵직한 게 좋네요. 하얀색으로요. 잊어버려도 금방 찾을 수 있으니까.”
“케이스는 보관하셔야 해요 AS 받으실 때 바코드가 필요하거든요. 코일은 피우시다 탄 맛이 날 때 바꾸어주시면 돼요.”
“기간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하루에 반갑 정도 피우시던 분들은.. 한달에 두 번 정도 바꾸시면 될 거예요. 옴저항값이라고 코일 1.0이 있고, 0.6은 맛이 진해요. 니코틴은 3m.”
“그럼 일반 담배 지출비와 거의 같네요. 액상이 33000원이고 코일이 만 원 정도니까.”
“그렇죠.”
“계산해주시겠어요?”
카드를 내밀었다. 가방에 엄마의 전자담배 캐이스를 넣고 내 손엔 액상 10개를 사면 한 개 서비스를 한다는 명함과 담배기기값이 포함된 88000원이 찍힌 영수증이 들려있다.
어지러웠다. 그곳에 가면 엄마의 에쎄맛 나는 전자담배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피워보고 결정해야하므로 하나하나 맛보는 수밖에 없었다.
“캑캑.”
“누르면서 입대면 입술이 뜨거워요. 이렇게 입대고 누르세요.”
또 한번 “캑캑”
어려웠다. 그리고 담배맛이 왜 다 그럴까. 달고, 구수하고. 망고맛도 있고 초콜릿맛도 있다니, 그런 건 처음부터 노땡큐. 처음에 권했던 시카고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가에서 나오는 체어맨도 별로.
전자담배를 엄마에게 드린 날을 기억한다. 이런 걸 왜 사왔느냐면서도 신기해하는 표정이 잠시 스쳐지나갔다. 사실 그날 가족 단톡방에는 할머니께서 밤에 거의 주무시지 못하고 불안해 하시고 감정기복이 심하셔서 신경정신과 예약을 해두었다고 알렸다. 엄마에게도 문자로 알렸다. 예전 같았으면 강한 반감을 표현하셨을 텐데 당신도 달라진 몸 상태에 위험을 느끼셨는지 반대하지 않으셨다.
신문과 쑥떡을 가지고 들린 오늘 아침에 지난 신문을 보면서 처음으로 전자담배를 피우는 엄마의 등 굽은 뒷모습을 보았다. 인기척을 느낀 엄마는 뒤돌아보며 피드백을 주셨다.
“어제부터 담배 안 피우고 이것만 피웠어. 냄새 안 나지?”
끄덕끄덕.
“정말 안 나?”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전자담배에 잉크를 주입하듯 액상을 추가하며 시연을 한다. 마음에 드신 모양이다. 불이 날까 두려웠었는데 이젠 안심이 된 모양이다. 나도 엄마가 잘 적응해줘서 안도한다. 도라에몽처럼 시간이 자꾸 1분 뒤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