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는 엄마 살아계실 때부터 시작된다

간병일기 1

by 이은주

아침에 엄마는 물건을 차례차례 잃어버렸다. 택시로 이동을 했는데 그 사이 없어졌다고 했다. 엄마는 버스 정거장에 앉아있고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지팡이는 없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버스정류장 옆에 기대놓으셨다. 안방 테이블에 보청기가 있었고 베란다 의자 위에 엄마의 손가방이 있었다. 오전에 만보쯤 달린 나는 엄마의 몸에 보석 장신구를 걸어주듯 지팡이와 모자와 보청기를 드리고 그제서야 이동을 했다.

초록 강변으로 자꾸만 시선이 갔다. 더 꼼꼼하게 챙겨드리자고 약속. 엄마는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자 헤헷하고 어린이 날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웃었다.



어느 날 정신이 맑아진 느낌이야 하고 엄마는 말했다.

또 어느 날은 비틀거리던 걸음을 조금은 둔해보이지만 안정감 있게 걷고 있었다.


아이들만 성장하는 줄 알았는데 노인도 성장을 했다.

성장과 퇴화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늙어가는구나 싶었다.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기 위해 어제는 복지관에 다녀왔다. 치매교욱을 당신께서 받으시겠다고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성장. 그랬다. 본인이 납득을 할 때까지 따뜻한 음식, 맛있는 음식 챙겨드리며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복지사님과 셋이 이야기하니까 더 잘 속내를 드러내셨다.


"우리 엄마도 치매로 돌아가셨거든. 난 건망증이지 치매 아니야.근데 요즘은 내가 봐도 좀 두려워.."


"맞아요. 어르신. 치매가 잘못은 아니잖아요. 건망증일 수도 있구요. 나오셔서 비슷한 어르신 경험담도 듣고 운동도 하세요."

엄마는 당신이 복지사의 업무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교육을 받으시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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