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살기로 결심하다

엄마의 환생

by 이은주

1.

엄마 : 티브이가 내가 놓은 각도가 아니야.

나 : 그럼 누가 들어왔단 말이야.

엄마 : 그래.

나는 방걸레질을 치면서 놀라지 않은 척, 그냥 이야기 듣기. 언제쯤 엄마의 장단에 맞추어 대화를 이끌 수 있을까.

연습이 필요하다. "엄마, 무서웠겠다. 현관문 안에 걸쇠 걸어두어야겠는데.."


2.

드디어 걷기에의 동기 부여가 시작되었다.

복지관 식당을 이용하게 되었다. 믿지 못할 것은 엄마의 걸음이 완전하지 않지만 지팡이에 의지해 가능해진 것이다.

식당 이용 후 105동과 107동 사이 벤치에서 휴식하신다는 뒷이야기.

이제 엄마와 복지관 식당 에피소드로 대화 소재가 생겼다.

난 식혜 안 좋아해서 가져왔어. 디저트로 나온 캔 식혜를 주며 엄마.

어떤 할아버지가 신은 샌들 너무 편해보여서 어디서 샀는지 묻고 싶었는데 참았어.

내가 사람들 기다릴까봐 서둘러 먹는 게 보였는지 복지사가 천천히 먹어도 된다고 했어.


엄마는.. 딸집에 와계시면서 딸이 밤낮으로 일하는 걸 지켜보고 죽기로 결심한 게 아니라 더 지켜보기로 결심하셨나보다. 이것이 환생이 아니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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