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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적인 영화 <헤어질 결심>
by
이은주
Jul 9. 2022
이상하고 낯설면서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이 넥타이를 풀고, 풀린 운동화 끈을 묶는 장면은 정말이지 뫼비우스의 띠와 같았다. 심장이 잘근잘근 씹히는 기분.
영화 초반에는 사자(死者)의 얼굴 위를 개미가 기어다니는 컷으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주더니 잠복근무 하는 망원경이 나오고, 렌즈 안에 풍경이 담기고, 둥근 세계 안은 노인과 노인을 돌보는 주인공이 노인도 돌보고 물고기도, 앵무새도 돌보고 길고양이까지 돌보는데..
그런데 살인을 한다.
옛날 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사랑하기 시작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이 서로 어긋나며 이야기는 끝이 나고 보는 사람 가슴은 파도에 밀려 저만치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온다. 사람의 마음을 닮았다.
오래간만에 대사를 일상에서 써보고 싶게 하는 영화였다.
정말로 내 심장이 갖고 싶어요?
심장? 아 마음입니다.
번역을 하는 나로서는 저쪽 언어를 이쪽 언어로 옮길 때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엉뚱한 결심을 한다.
영화관에 앉은 분들이 다 헤어질 결심을 하고 왔나. 또는 그런 것 같다.
헤어질 결심만 하다 안개에 갇히는..
엄마에게 간다. 원탁 가구가 배달되는데 조립할 결심을 하고 간다. 덥다.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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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이 되고 싶어요. 달이 들려주는 이웃 나라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마침내는 일본사람에 대한 자신의 이중적인 태도, 아니 다중적인 태도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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