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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Feb 16. 2023

돌봄 마니또

돌봄 마니또가 있었다.

한달에 회비 일정액을 내면 여러 나라의 복지 뉴스도 메일로 보내주기도 하고, 돌봄에 관련된 문제라면 무슨 일이든지 맡아서 돌봄  관련 종사자들을 연결해주기도 하고, 직접 나서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주는데 집에서 부모 돌봄으로 갇혀있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그들에게는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대신해줄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극도로  불안해서 걱정거리가 끊임이 없었데. 엄마가 갑자기 돌아시면 상조에 부탁하기만 하면 되는지, 뭔가 더 준비해야 할 게 있는지. 엄마 얼굴에 자라고 있는 복점을 빼는게 소원이라는데 그 소원을 죽기 전에 들어드릴 수 있는지. 자동차가 없는 집에는 차량지원이나 요양보호사 파견도 지원이 되어 휠체어에 탄 채로 피부과에 가서 마지막 미모를 결정할 자기결정권을 도울 수도 있었다.


하루는 옆집 미용실 언니가 와서돌봄 마니또에게 상담을 하고 갔다. 고향에서 올라온지 얼마되지 않은 엄마를 모시는데 미용실 밖은 전혀 모르기에 온종일 딸의 미장원에 나와 앉아만 계시는데 안타깝기만 하다고, 혹시 근처 좋은 곳에 가서 강물도 보고 맛있는 것도 드실 프로그램이 있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돌봄 마니또는 그 즉시 여행사 가이드북을 펴고 이것저것을 알아보더니 9인승 차량을 섭외하고 짧은 여행에 필요한 목적지와 맛집을 찾아서 어르신들 보호자께 연락을 드려서 성사를 시켰다.

삼십분에 한번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실버사업과 음식점 업주가 공동으로 케어하는 화장실 순례기 앱을 통해 안심하고 떠났다가 당일치기 짧은 여행을 다녀온 날 미용실 할머니는 서울에 와서 처음 웃었다. 처음 웃었고 처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게다가 동네에 아는 사람도 생겼다.


이번엔 사업을 하며 국내외를 바쁘게 움직이는 딸의 의뢰로 맛있는 반찹집과 도시락집을 안내해드리기도 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어르신은 직접 와서 자신은 콜라텍에 가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데 춤을 안심하고 배울 곳을 소개해달라기도 했다.


물론 기저귀는 어떤 회사 제품이 좋은지, 침상 목욕시 사용하는 샴푸나 여린 피부에 좋은 로션 같은 정보도 나누어주고 있다.

돌봄 마니또는 기부를 받기도 하고, 받은 기부용품을 나누면서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해준다. 청소가 시급한 가정은 구에 지원사업을 신청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돌봄 마니또는 늘 편지를 남긴다. 마지막에는 남기실 말이 있는지 묻는다.


*에세이는 한계가 있어서 허구의 세계로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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