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을 말할 때

by 이은주

이제 끝났다. YTN2 <이슈더 있슈>화상인터뷰 방송일정이 정해지면 링크 공유해준다고 한다. 좋은 돌봄으로 가기 위해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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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3. 요양 보호사 일 하시면서 어떨 때 가장 힘들거나 억울하세요?

요양보호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사회적인 편견이었어요. 처음 만나서 인사를 하고 직업이 요양보호사라고 하면 바로 이렇게 말합니다. 힘드시겠어요. 우리가 초등학교 교사라거나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할 때 힘드시겠어요 라고는 하지 않는데 유독 요양보호사라고 직업을 말하면 돌아오는 답이 그렇습니다.

씨리얼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기저귀를 갈면서 더럽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고, 기꺼이 하는 사람이 있으며 즐겁게 하는 사람들이 요양보호사에요. 첫 번째 진실은 바로 그 점입니다. 그런 사명감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진 요양보호사가 요양원에서 근무할 때 잘못된 생각은 사회복지사도, 물리치료사도, 영양사도 모두 자신들이 요양보호사가 일을 잘 하는지 관리 감독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동료의식 보다는 어르신 식사를 제대로 드릴까, 간식은, 혹은 기저귀를 제 시간에 갈아주는가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오해입니다.

요양원에서 있었던 일인데 전직 간호사라는 분이 자신의 어머니 면회를 와서 몇 분에 한번씩 부르는 거예요. 선생님, 엄마 옷 갈아입히는 것 좀 도와주세요, 선생님 산책하게 침대에서 휠체어로 이동하게 도와주세요. 가그린을 안 하시고 삼키면 면수건에 적셔서 닦아주세요 등등 어머니 사랑이 애틋했어요. 그러나 제 돌봄이 꼭 필요한 나머지 여덟 분의 어르신들은 계속 기다리셔야 했어요. 정작 점심식사가 시작되자 자신은 약속이 있다며 어머니 식사 수발은 돕지도 않고 가버리셨어요.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말이지요. 자신의 어머니만 보이고 다른 어르신들은 보이지 않는 경우였지요. 오히려 사회복지사에게 불만을 말하고 갔어요. 가그린을 꼭 해드려야 하는데 입을 안 여실 경우는 거즈로 닦아달라고요. 그러나 요양보호사 편에 서서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Q14. 요양시설 일하는 분들 애환을 그린 드라마에서 보니까,

사명감만으로 일에 나섰다가 몇 일 못 버티는 얘기가 나오던데..

어떤 분들이 잘 버티고 일하시는지요?


어떤 분들이 잘 버티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어요.


Q14. 치매환자들의 경우, 자기 통제가 안 되니 별의 별 일이..

사실 그런 어려운 일들 때문에 시설로 가신 것인데,

일하다 보면 위해를 당하거나, 대응하다 학대 논란이 벌어진다고..

어떻게 하죠?

저는 어르신들을 뮤즈와 제우스로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면 제 손길이 조금 더 친절해지는 걸 느껴요. 삶의 전쟁터에서 혼신을 다해 사셨고 이분들을 신화 속 인물로 상상하면 다양한 에피소드에도 웃음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화장실 다녀와서 손 안 닦으시고 제 입에 사탕을 까서 넣어주세요. 밀대로 청소하고 있었거든요. 수고한다면서 사탕을 나누어주시는거예요. 그러나 웃음으로만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목욕수발을 할 때 타인의 앞에서 탈의하는 것을 거부하시던 어르신이 때리는 경우도 있어요. 맞으면서도 목욕을 씻겨드려야 할 때가 있어요. 식사시간은 경관식을 드리는 분, 죽을 입으로 가져가기까지 거의 절반을 흘려버리는 분이 계셔서 한분한분 돌아가며 수발해드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이리저리 휠체어로 부딪치며 배회를 하는 어르신이 계시고, 망상으로 천정의 누군가와 싸우는 소리로 대화를 하시는 어르신도 계셔요. 음... 해질 무렵 증후군이라고 저녁시간에 더 심할 때가 있고 비가 올 때도 집에 가시겠다고 엘리베이터에 혽자 타버리는 경우도 계세요. 그럴 때가 가장 위험하고 무섭습니다. 어떻게 보면 요양보호사의 돌봄이란 매 순간 미안한 돌봄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양보호사의 인권을 보호하는 시스템의 재구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래야 좋은 돌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Q15. 치매 환자가 되면 아기가 되는 셈인데..

돌봄이란 일이 사실 한도 끝도 없잖아요?

환자 관리, ‘여기까지 하라’는 책임, 기준이 있나요?


제가 아는 돌봄은 여기까지가 없기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기를 돌볼 때 24시간 돌봄을 하듯이 치매 어르신을 돌볼 때도 밤과 낮이 없으니까요.


Q16. 몸의 청결을 돌보다 보면 손톱 밑에 낀 변까지 다 닦아주신다고..

그런데, 환자들 돌보는 일보다 청소와 같은 잡무가 더 힘들다고..

이것은 책임 범위 밖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어르신들이 목욕하고 벗어놓은 옷이며 침대시트 세탁에서 요양원 청소기 돌리는 것과 밀대 걸레질까지, 식사시간 배식은 물론 식사용 앞치마 빨기에서 물컵까지 씻는 경우가 작은 요양원에서는 피할 수 없는 노동이었습니다. 4시간마다 30분씩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근로 기준을 지킬 수가 없어요.

Q17. 노인 모시는 일이 원래 힘든데, 아픈 분들, 특히 치매는 더 어렵죠.

몸이 힘든데 더해서 감정노동도 불가피한데..

처우나 일하는 환경 등 부당한 점이 있다면 말씀을..


치매 어르신의 경우 배회를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걷다가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실까봐 늘 불안해서 함께 모시고 걷는 경우가 있어요. 가끔 화를 내시며 댁에 가시겠다거나 일하러 가야한다고 하시면서 힘껏 뿌리치시면 더 위험해지지요. 그런 상황이 식사시간과 겹치는 경우에는 간호보조사도, 사회복지사도 함께 돌봄 현장에서 도와요. 그래도 한계가 있지요. 남자 어르신의 경우는 성추행에 가까운 말씀도 하시는데 대부분이 여성이 종사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자신을 보호할 아무 장치가 없는거예요.

노동자에게는 거절의 언어가 없잖아요. 가능하면 거절의 언어를 매뉴얼화해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교육을 하면 어떨까 싶어요. 거절하면 직장이나 관계에 있어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두려울지 모르지만 용기를 내서 거절한 성공사례집을 만들어 의식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Q18. 경력이 쌓여도 처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10년을 일하나 1년을 일하나 임금이 똑 같은 최저 생계비라고..

개선할 방법이 없을까요?


18번 답변은 개선하는 것 이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 외국인근로자 등 대채인력이 공급

돌봄의 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동체 실현에 중점을 둬야 할 때 외국인근로자의 돌봄을 제안한다면 결국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저임금과 경쟁해야 하기에 장시간 노동으로 갈게 뻔합니다. 장시간 노동으로 좋은 돌봄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 자격증과 후속관리 등으로 전문화되어야?

요양보호사는 매년 온라인으로 1. 아동학대예방교육 2. 노인인권교육 3. 노인학대신고의무자교육 4. 긴급복지지원 신고의무자교육을 받고 있으며 오프라인으로도 교육을 받으며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Q19. 재가 돌봄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일하실 때와 어떻게 다른가요?


재가 돌봄은 요양원에 비해 한 사람에게만 집중적인 케어를 한다는 점이 저한테는 아주 이상적인 근무형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엄마의 요양보호사이기도 한데요. 엄마를 돌보며 손자도 돌보는 상황에서 번역일도 함께 하고 있어요. 저와같이 연극하는 요양보호사, 화가 요양보호사, 음악하는 요양보호사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경력단절이 되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잘 돌보면 건강해진다는 거예요. 올해로 5년째 제가 돌보는 어르신은 장기요양등급 3등급에서 4등급을 받으셨어요. 건강해지신거지요.


Q19-1. 요양센터의 경우는 어떤지요?

요양원은 24시간 케어를 하기에 3교대 근무를 하지만 데이케어센터는 낮 동안 어르신들과 일상을 함께 하기에 일반 직장인들과 같이 출퇴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Day Care의 경우


Q19-1. 요양 보호사 자격을 가진 자녀가 자기 부모를 돌볼 때는

돌봄 노동 수당이 제대로 지급이 안된다고 하던데, 맞나요?

이 질문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다시 정리해보면 공단에서 주는 수가를 센터에서 선생님들의 활동비로 계산해서 지급을 하는 경우입니다. 센터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요. 그 문제는 이렇게 접근하고 싶어요.

요양보호사인 자식이 부모 돌봄을 할 경우 장기요양등급 서비스 인정 하루 수가가 23,480원밖에는 책정되지 않았고, 그것도 20일만 인정되는 것이 직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아닌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2023년 1월 돌봄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서울시 돌봄노동자 조례’제정을 위한 서명이 진행되었는데 각 지역마다 처우 개선에 대한 노력은 돌봄의 필요성과 비례해서 시급합니다. 돌봄은 사회문제인데 아직도 가족의 문제로 보고 헌신을 강요하는 시선에서 벗어나는 게 맞고, 결국 경력단절 여성이 생기고, 비혼인 자녀가 돌보게 되는 사회적 손실 해결할 대안이 필요합니다.

Q20. 지금 작가님께서는 치매 어머니를 실제로 돌보시니까,

환자 가족들 마음과 요양보호사 입장을 다 잘 아시는데..

진짜 전문가로서, 제대로 돌봄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조언해 주신다면?


몸의 상태가 좋아졌다가 나빠지듯이 사람의 인지상태도 좋아졌다가 나빠지고는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엔 밴드에서는 돌봄에 대한 정보가 오고가고는 하는데 치매 어르신을 대할 때는 재촉하지 않는 걸 기본으로 합니다. 어르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설명할 시간을 주는 것이지요. 듣고 있다는 것을 몸짓이나 말로 끄덕이거나 그래서요? 라고 반응하며 말하기를 격려합니다. 알아들었다고 해서 말을 끊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부적적인 표현을 줄여야합니다. 안 돼요, 하지 마세요 보다 이렇게 해보세요 라고요. 당연한 것이라도 선택하게 하도록 해야합니다. 실제로 검정옷이 좋아요? 흰옷이 좋아요?라고. 한번에 한가지만 질문하도록 합니다.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다 엄마에게 실천하고 있다는건 아니에요. 돌봄 3부작을 쓰며 돌봄에 대해서는 다 썼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를 돌보며 쓴 책이 5월에 나와요. <돌봄의 온도>라고. 노인돌봄에도 골든 타임이 있을까 라는 질문부터 어떻게 하면 엄마를 잘 돌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해가는 과정에서 딸인 저도 요양보호사로서 성숙해가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Q21. 가족을 시설에 맡기면 죄책감을 갖는 것이 현실인데..

어떤 말씀 해주시고 싶으세요?

저는 제가 돌보면서 기꺼이 돌보는 돌봄을 경험해서 그런지 그런 죄책감을 느낄 시간에 다음 엄마를 만나러 갈 때는 손톱을 깎아드릴까, 속옷을 새로 가져다 드릴까, 외출을 해서 파마를 시켜드릴까, 이런저런 계획세우기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가 어렸을 때 자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듯이 평소 부모님 좋아하시던 음식을 나누시면 그것으로도 즐거운 하루가 되고, 그런 하루가 모여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처럼 정말 나눌 것이 없다면 그림책이라도 침대 곁에서 읽어드리면 좋겠다 싶어요. 재일조선인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에서 감독은 치매로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해요. 엄마, 우리 집이 두 개지요? 2주 동안 영희가 일하고 올 때까지 혼자 집에 못있으니까 다른 집에서 생활하고 계시면 제가 일하고 올게요. 얼마나 설득력있고, 얼마나 진정성있는 딸의 설명인지 영화를 보면서 닮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요양원에 엄마를, 아빠를 만나러 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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