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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전화 부탁합니다

by 이은주

엄마는 노래를 부르다 잠들었다.

목욕을 했고,

손톱을 깎았고,

아침으로 몰래 넣은 소고기 김치찌개에

밥을 반공기씩 두 번 비벼드셨고,

간식으로 복숭아 반 개를 접시에 냈다.


엄마의 웃음과

엄마의 노래가 나오는 날은

흔치가 않아서 기록해두기로 한다.


엄마, 이제는 집찾을 때 고생하지 말고

택시 기사분께 딸한테 전화 걸어달라고 하세요.

엄마의 가방엔 딸, 아들, 손녀, 손자, 증손자 전화번호를 두꺼운 종이에 적어둔 메모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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