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 140인 엄마. 매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치매가 아니라고,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었다. 치매와 우울증의 경계는 불분명하다. 치매검사를 거부해왔던 엄마. 치매안심센터에 방문요청해서 어제 검사를 왔으나 두 선생님 다 엄마가 협조하지 않아서 돌아갔다. 그리고 오늘 작은방에서 엄마가 아침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던 선생님이 대기하고 계셨고, 상을 치우던 나는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가 요양보호사잖아. 치매교육을 받으면 돈을 더 준데. 그래서 엄마가 첫 번째로 검사를 받아야해. 알겠지?"
"오 그래."
엄마는 딸이 돈을 더 받는다는 소리에 물러앉으려던 밥상에 가까이 다가앉는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마이크가 있는 헤드폰을 쓰셨다.
"잠깐. 너무 빨라." 엄마의 성취본능이 움직이고 나도 모르게 엄마를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나. '엄마, 먼저 큰 사각형과 삼감형을 그려야지.' 하고 등뒤에서 마음속으로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