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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Apr 12. 2024

봄밤 병실의 엄마

우리는 침대에 같이 누웠다.
마치 연인처럼
이어폰을 나누어 끼고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카루소>를
무한반복 듣는다.

"엄마 듣고 있어?"
"엄마 이 노래 들으면 속이 후련하다고 그랬잖아?"

엄마는 말없이
야윈 다리를 들어
나에게
올려놓는다.

오늘밤
우린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그런 호텔에 있는거야.
아무 걱정도 없이
열린 창으로
바람이
불어
흰 커텐이
고양이 뒷모습처럼
부풀어 오르지

창턱에
앉아
사과 한입을 베어물지

아 좋아
봄밤
그리고
병실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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