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노래

나는 엄마의 외과 의사

by 이은주

나는 엄마의 외과 의사.

슬기로운 외과 의사 생활로 단추 만했던 욕창이 바늘 구멍 만하게 줄어들었어요.


나는 엄마의 요리사.

슬기로운 주부 생활로 달걀과 감자와 양파와 콩나물로 세끼를 만들어요.


나는 참고 서적을 읽는 탐험가.

노년 준비 운동이라 생각하고 지혜를 구하고 있어요.


나는 조금 지칠 때는 평소 안 마시는 커피 믹스를 엄마와 나누고

나는 조금 쓸쓸할 때면 베란다로 나가 달을 보고

나는 조금 더 쓸쓸하면 기르는 개에게 고구마 찐 것을 나누어 주며 목을 쓰다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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