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켜지면 <거울 속의 거울>이 잔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45도쯤 세운 전동침대에 누워 있는 엄마와 죽을 수저로 떠드리고 있는 딸이 침대 곁에 서 있다.
엄마에게 죽을 한 수저 떠드릴 때마다 딸은 자신의 입도 '아' 하고 벌린다. 입을 꼭 다물고 바라만 보고 있자 딸은 죽이든 수저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서 먹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엄마의 입 가까이 수저를 가져간다. 간신히 입을 벌린 엄마는 죽을 삼키다 흘린다. 죽이 입술에서 턱을 타고 떨어진다.
딸은 손바닥으로 엄마의 턱을 닦아 드리고, 엄지 손가락으로는 엄마의 입 주변에 묻은 물기를 닦아준다.
반복.
또 반복.
바이올린선율과 죽을 먹는 엄마와 죽을 수발하는 딸이 하나가 되어 방 안의 선율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