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 김치 하나뿐인 밥상

by 이은주

1인분의 가지요리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제 10분이 넘지 않는다.

오이볶음도 오케이.

집에서 가져온 돼지불고기도 갈비양념으로 재와서 공들인 시간이 10분을 넘지 않는다.

반찬이 김치 하나뿐인 밥상.

둥근 상에 혼자 앉아서 밥을 먹는 점심.

일흔네 살 남편은 공공근로에 나갔고, 양손마비인 뮤즈의 밥상을 차리는 건 요양보호사인 나의 몫.


여름은 혼자 계신 노인들에게는 죽음의 문턱이 낮아진다는 의미.. 요리를 하는 음식냄새가 식욕을 돋우고 함께 하는 밥상이 입맛을 돋게 할 텐데 모든 것이 생략된 밥상의 밥은 약을 먹기 위한 수단일 뿐.

오후에는 엄마의 밥상을 살피러 가자. 뮤즈의 밥상을 차리다보면 엄마가. 엄마의 밥상을 차리다 보면 뮤즈가 생각이 나.

자기자신과 사이좋게 지내기. 내면의 자신과 잘 지내야 돌봄도 무겁지 않게, 소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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