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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노화, 치매 예방에 좋다는 카레
by
이은주
Jun 5. 2019
오늘은 카레를 가지고 왔어요.
어제 카레를 했거든요.
인도에서는 여기에 빵을 찍어 먹는데요.
몰라.
맛 좀 보세요.
간이 딱 맞다.
간이 딱 맞다는 맛있다는 뜻이다.
마비된 손이 나으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신가 여쭈었더니 살림이 하고 싶으시다고 했다.
요양보호사로서 양손 마비인 뮤즈의 돌봄 기준은 그녀가 건강하면 하고 싶은 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빨래를 개킨다.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기준은 돌봄을 받는 분의 일상생활 지원이지 가족의 살림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막상 돌봄을 하다 보면 그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우정이 깊어 가면 갈수록 돕고 싶은 형태가 살아 움직인다.
공공근로에 나가 땀 흘리고 돌아오실 할아버지의 세탁된 바지. 그 바지를 뮤즈의 옷과 함께 개킨다. 개키다가 보니 할아버지의 작업복 바지 엉덩이 부분이 뜯어져 구멍이 나있다.
뮤즈와 내 눈이 마주치는 순간.
손이 건강하시다면 남편의 바지를 꿰매셨겠지..
꿰매드릴까요? 반짇고리 어디 있어요?
저기.
우리는 잠시 말이 없다. 왼손잡이의 바느질은 서툴다. 바지를 뒤집어서 꿰맨 후 개켜서 서랍에 수납을 한다.
목욕을 씻겨드려서 개운하신지 방바닥에 옆으로 누운 채 뮤즈는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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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이 되고 싶어요. 달이 들려주는 이웃 나라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마침내는 일본사람에 대한 자신의 이중적인 태도, 아니 다중적인 태도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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