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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당신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by
이은주
Jun 20. 2019
뮤즈의 6월 상태변화 기록지에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신체, 배설, 정신, 피부, 수면, 인지, 식사, 정서 상태에 각각 1번 유지, 2번 악화 3번 호전 체크를 하는데 1번 유지에 대부분 체크를 한다. 첫주의 특이 사항에는 정서 상태에 3번 호전을 표시한 후 다음과 같이 썼다.
식사 기도와 찬송가를 부르심. 3월에 저조했던 감정상태가 5월 이후부터 호전되고 있음. 계절에 영향을 받으시는 듯함.
둘째주 특이 사항에도 자주 노래를 부르심. 점심 식사 후 맛있게 드셨다고 인사하심
셋째주 특이 사항에는 조금 길게 적었다.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써 준 소견서를 가지고 집 근처 신경정신병원에서 처방약을 타옴. 약을 바꾸었기에 2주간의 관찰 필요(수면 여부). 때로는 테니스 공만하게 변을 보셔서 힘들지 않도록 내과 방문시 변이 물러져서 잘 나오게 하는 약을 처방받도록 상담해야겠음.
약을 바꾼 첫날 아침
'잘 주무셨어요?'
'안 잤어. 걱정이 되어서. 약이 어떤지 몰라서'
둘째 날 아침
'어떠셨어요?'
'잘 잤어'
화장실에 들어가시고 한참 후에 나오셔서(양손이 마비일지라도 바지는 손목을 사용해서 입고 벗으신다) 바지를 벗겨달라고 하신다.
'아직 소변 안 보셨어요?'
미소지으며 끄덕이시는데.. 잠에서 아직 안 깨어난 듯 하다.약을 바꾸고 적응기가 필요할지도 모르니 조금 더 관찰해야겠다. 다음 진찰 예약일은 2주 후로 잡혔다.
오늘 뮤즈의 식탁엔 꽈리고추볶음과 오뎅볶음을 올렸다. 다른 날 보다 조금 많이 드시고 '오래간만에 맛있게 많이 먹었네' 하고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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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이 되고 싶어요. 달이 들려주는 이웃 나라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마침내는 일본사람에 대한 자신의 이중적인 태도, 아니 다중적인 태도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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