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링고야RINGOYA Apr 11. 2024

#12 出産直後の話(출산 직후 이야기)

한국과 너무 다른 산후조리 문화

수술 후 마취가 풀리며 난생처음 겪는 통증에 시달렸다. 꿰맨 배가 어찌나 아픈지.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걸을 때도 다리를 들어 올릴 수가 없어서 한 발 한 발 발을 땅에 끌면서 걸었다. 코 앞의 화장실을 걸어갔다 오는데만 20분이 걸렸을 정도.


그런데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무서운 건, 죽을 만큼 아팠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은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아팠는지 그 통증 자체에 대해선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는 거다. 다들 이렇게 출산의 고통을 잊고 둘째도 낳게 되는 걸까 싶다.




출산 직후에는 아기와 함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1-2시간 간격으로 모유 먹을 시간에만 몇 분보고 끝. 아기는 늘 조그만 수레에 누워 있는 상태로 왔는데, 꼼짝없이 누워서 있어야 했기 때문에 아기의 얼굴보다는 정수리를 더 많이 본 것 같다. 살짝씩 보이는 머리카락마저도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생아인데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했다.



明日から母子同室で大丈夫ですか。
(내일부터 모자동실 괜찮으세요?)



몸이 다 회복되기도 전에 출산 후 4일 째부터 아이와 모자동실을 시작했다. 한국은 보통 병원→산후 조리원이라고 알고 있는데, 일본은 출산 후 4-5일 정도 병원에 있고 퇴원 후에는 산후 조리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출산 후 일주일도 안되어서 바로 실전 육아가 시작되는 것!

그래서일까, 최대한 빨리 모자동실을 시작하려고 하는 편이고, 입원해 있는 동안 조산사 선생님께 기저귀 가는 법, 분유 타는 법, 목욕시키는 법 등 기본적인 육아법을 배운다.


아기가 딸꾹질하는 것만으로도 큰일 생긴 줄 알고 겁내고, 기저귀 잘못 채워서 옷이 젖어버리고, 모유 먹일 때 자세 잡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지. 첫 애라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단번에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무엇보다 몸이 너무 힘든 시간이었지만, 실전 육아 전에 든든한 조산사 선생님의 서포트를 받으며 미리 부딪혀보고 시행착오를 겪어볼 수 있어 좋았다.




퇴원하는 날은 남편이 지방 출장을 가게 되어 시부모님이 데리러 와주셨다. 내 나름대로는 엄청 많이 회복했다고 느꼈는데 시부모님이 보시기엔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얼마나 기억에 남으셨으면 지금도 종종 그때 일을 얘기하신다. 하긴 땡볕 여름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이 아기를 안고 나타났으니 임팩트가 크긴 컸겠다.


퇴원 후, 열흘 정도 시어머니의 케어를 받으며 집에서 산후조리를 했다. 당시는 아직 코로나가 유행했던 때라 해외여행이 어려웠기에 한국에 있는 엄마는 나를 돌봐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해했다. 나 역시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시어머니께서 엄마의 빈자리를 가득 채울 만큼 지극 정성으로 챙겨주셨다.


짧다면 짧은 산후조리가 끝나고 드디어 진짜 육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첫 한 달 동안 산후우울증을 겪고 말았다... 다음 시간에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11 やっと会えた!(드디어 만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