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 대구. 깨끗한 볕에 널고 싶어서 이불을 두 채나 빨았다. 이게 대단한 일인 이유는 엄마집 세탁기는 반 고장상태라서 일단 뚜껑이 안 닫히고, 급수와 탈수가 안되기 때문. 처음 계획대로 빨래방을 가는 게 나았을지도.
아무튼 열대어들 밥 주고, 바짝 말라가는 화분에 물 주고, 이불 탁탁 펴서 널고 내친김에 베갯잇까지 벗겨서 빨고, 청소기 돌리고, 돌돌이 테이프로 시트에 붙은 먼지 다 떨어내고, 엄마 성지순례 다녀온 가방 정리하고, 화장실 쓰레기통 비우고, 탁자 위에 굴러다니는 잔 몇 개 설거지하고 오전 내내 가사 일을 했는데.... 티가 안 난다. 전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