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여름에는 주로 가볍고 청량한 민트나 시트러스를, 쌀쌀해지면 구수하고 묵직한 루이보스를 찾게 된다. 오늘은 찬장을 뒤지다가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 모를 바닐라 루이보스 티백 하나를 발견했는데, 바닐라의 은은한 단향으로 시작해 쌉쌀한 끝맛으로 마무리되는 차였다. 이 차의 놀라운 점은 티백 뒷면에 적힌 설명. '어린이들이 마시기에도 완벽하다'. 아니, 어린이들이 이런 차를 마시나? 내가 어린이였을 때는 빨갛고 파랗고 노란, 새콤하고 달콤한 음료수를 좋아했는데. 아, 맥콜도 좋아했고. 생각해 보면 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날마다 탄산음료 한 캔, 혹은 작은 페트병 하나 정도를 마셨는데 어느 틈에 차로 옮겨온 건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중국 유학 때문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