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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7일

by 꽃반지

시험공부하기 싫어서 책상정리하는 애처럼, 작업은 하기 싫고 책정리를 하는 요즘. 중고 도서 수거하는 분이 집으로 오셔서 머뭇거리다가 물어보셨다. "혹시... 작가님이세요?"
내 차림은 하늘색 점퍼에 분홍색 수면 바지에 빨간 양말에 노란 슬리퍼였고, 당연히 머리를 감지 않아서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어떻게 아셨냐고 물으니, 이 일을 몇 년 하다 보니까 판매 도서 목록만 훑어봐도 느껴지는 공통점이 있다고... 나 또한 뭔가 느껴지는 게 있어서 "혹시... 책 쓰셨어요?"라고 물었더니 역시나였고, 우리 둘은 현관 앞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그간의 작업과 미래의 계획에 관해 짧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분이 잠깐 자리를 비운 동안, 나는 날이 춥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해서 짜이 한잔을 얼른 끓여서 종이컵에 담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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