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저녁, 약속 장소로 걸음을 옮기다가 고디바 매장을 발견하고는 그 앞을 기웃거리는데-통유리로 된 벽면에 큼지막한 초콜릿 아이스크림 스티커가 붙어있었다-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어떤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다. 기웃거리는 내 모습을 보며 "저 사람 반지현 씨 아니야?" 했다고. 그 사람은 전 직장 동료로, 내 기억이 맞다면 8년 만에 보는 거였다. 나와 사이가 그다지 가깝지는 않았지만 따뜻하고 선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사람이었는데, 여전한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
느지막한 시간까지 기름지고 푸짐한 음식을 먹었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는 동안 간간이 빗소리가 들렸고, 아침에 일어나니 눈가에 눈물이 흥건했다. 오전 10시 예약해 둔 미용실에 겨우 다녀왔고 오후 일정은 취소했으며 집에 앉아 팥빙수와 아이스 초코와 비스킷을 먹었다. 저녁엔 흑맥주와 새우깡을 먹었다. 내일은 친구와 피자를 먹기로 했는데, 피자 먹은 후에 고디바에 가보자고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