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꽃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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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 나가면 안되는 날씨다. 어제 종일 잔뜩 흐리던 하늘과는 다르게 아침부터 하늘이 새파랗고 쨍했다. 구름도 한점없어 파란 색종이 한장을 창문에 착 붙여둔 것처럼 멀고 가까움을 가늠할 수 없는 하늘. 새로 이사온 옆방 총각의 일요일 단잠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아침부터-그래도 업무시작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청소기를 부지런히 돌리며 흘끗흘끗 창문에 붙여진 색종이를 곁눈질했다. 혹시나 갑작스레 어두워지진 않을지, 먹구름이 드리우진 않을지... 다행히 작은 선반 하나를 정리하며 5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꽉 채우는 중에도 색종이는 여전히 말갰다. 어제는 날씨핑계로 종일 집에만 있었으니 오늘은 어디라도 나가보려고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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