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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반지 Sep 15. 2016

까닭없이 좋아하는 까닭

2016년 4월 4일



오늘은 절기로 청명이다. 척 들어도 상큼터지는 이름만큼이나 뜻도 어여쁘다.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는 뜻이란다. 이 날에는 여러가지 일들을 고루 하여도 좋기 때문에 이사도 하고, 떡도 빚고 술도 마셨단다. 아, 특히 이 날에는 나무를 심어 딸아이 시집가면 해갈 농의 재목으로 썼다고 하니 거참 기특하다. 나도 퍼뜩 동네 어귀 어디에 작은 묘목 하나 심어 시집갈때 젓가락이라도 해가야할텐데.

 

동네 어귀에 드리우는 나무 그림자를 지난해 여름과 가을, 겨울에 걸쳐 문득문득 사랑하였는데 그 이유를 비로소 알았다. 너는 무척 아름다운 목련이었구나. 여름에 이 곳으로 이사왔으니 온통 푸르딩딩한 잎사귀만 보다가 지는 것을 안타까워하였는데 이토록 환한 목련이었구나, 너는. 


그러고보면 누군가를 까닭없이 좋아하는 까닭을 머리로는 도통 알수가 없지만, 우리의 깊은 마음은 이미 그의 아름다움을 미리 꿰뚫고 있는 것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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