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관리 안 해요?" 어느 회사 면접관에게서 들었던 말처럼 회사원으로서는 썩 훌륭하지 않을지 몰라도 작가로서는 꽤 운이 좋았다. 그런 운이 두 번이나 있었다. 책을 쓰겠다며 (또) 퇴사를 결심했을 때 책 쓰고 오라며 전례 없던 휴직을 주셨던 대표님 덕분에 첫 원고를 썼고, 돌아오니 회사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실업급여를 받으며 두 번째 원고를 썼다. 작년에 출간된 책과 올해 출간될 책은 그렇게 만든 것이다. 나는 회사 일과 글쓰기 작업을 병행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니 세 번째 운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두려워서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퇴사하겠다고, 나는 책을 써야 한다고. 가뜩이나 인력이 박한 가운데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직원을 곱게 봐줄 회사는 없을 것이며, 자꾸만 아프다는 읍소에도 "너만 아프냐 나도 아프냐"는 대답이 들려올 뿐이라 아파서 나간다 한들, 자아실현을 위해 나간다한들 아무도 내 발목을 잡아주지 않을 것이다. "잘 될 거야"라는, 아무런 근거도 심지도 없는 이 박하고 박한 말에 기대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왈칵, 왈칵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