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올해의 인생그래프를 그려보면서 불렛저널에 적힌 나의 지난 8개월을 돌아보게 되었다. 시험관 스케줄과 임신, 유산 관련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던 1~2월, 나에 이어 남편까지 코로나 확진으로 고생했던 3월, 뭐라도 해보고 싶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합격했던 4~5월, 전자책을 출간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던 6월, 전자책을 출간하고 갑자기 팔로워가 늘어 정신이 없었던 7월, 제주에서 시간을 보내며 콘텐츠에 관해 고민했던 8월, 강의, VOD 제작, 챌린지 기획 등으로 마음이 너무 바쁜 요즘까지.
이 그래프를 그리고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릴 때만 해도 인생 그래프에 점을 찍은 기준이 '그때 당시의 나의 감정이나 컨디션'이라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 이 그래프를 다시 보니 아니다. 불가능한 일에 도전했던 나의 용기 곡선이다. 감사하게도 용기의 크기만큼 성과도 비례하는 그런 곡선.
단점이 누구보다 많은 나지만, 되든 말든 무식하게 일단 시작하고 보는 용기는 제일 고치고 싶은 단점 3가지와 바꿔 준다고 해도 바꾸고 싶지 않은 장점이다. (엄청 고민되겠지만ㅋㅋ) 지금까지 나에게 늘 무언가를 가져다준 '용기'일 텐데 성과라고 부를만한 결과치가 눈에 보이고 나서야 이렇게 깨닫는다.
인스타 계정을 처음 시작할 때 나의 목표는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팔로워 1000명 만들기였다. 사실 1000명도 너무 막연했던 수치였는데 누군가의 응원의 한 마디가, 내 나름의 콘텐츠에 관한 고민이,
운, 알고리즘과 만나 17배가 넘는 성장을 이루었다.
팔리는 것과 상관없이(솔직히 10권 팔리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진짜로!) 내 삶의 한 영역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도전해 보자 싶었던 전자책은 7월에 출간하고 지금까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인스타 계정과 전자책을 통해 여러 브랜드와 협업할 기회가 생기고, 강의 섭외가 들어오고, 클래스 및 챌린지 기획까지 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갑자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이렇게 되기까지는 누적되고 응축된 나의 지난날들이 있다. 강의만 듣고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해도,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지 않아도, 내 능력치로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어도, 그냥 들었고 고민했고 시도했고 또 시도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 내 콘텐츠로 누군가에게 공감을 받고, 위로를 주고, 일도 얻고, 돈도 버는 그런 날이. 더 큰 성공을 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내가 이루어가고 있는 것들이 티끌이지만, 내 삶에 있어 지금의 순간들은 전혀 티끌이 아니기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본다.
클래스와 챌린지를 기획하면서 내 기획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누군가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획인지, 그리고 머릿속의 기획들을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는지 여전히 의심스럽고 걱정이 앞서는 요즘이다. 하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이 순간을 걱정과 두려움으로 피해버리면 미래의 나는 여전히 여기에 멈춰있을 것만 같아서, 가능한 일만 시도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만 같아서, 여전히 좁은 나만의 세상에서 아등바등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 같아서 기꺼이 부딪혀 볼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의 성장은 회사의 성장과 관계없이
그 사람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자 하는
각오에 비례한다.
마스다 무네아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中
그의 말처럼 사람의 성장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자 하는 각오에 비례하는 것이라면 실패하더라도 이득이 아닌가. 경험도 남겠지만 무엇보다 성장한 내 모습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연말 쯤 이 시기를 되돌아 봤을 때 '불가능할 것 같던 이 일에 도전하길 잘했어!' 이 말을 꼭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