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시대 '돼지 사육', 정말 있었을까?

기존 역사서사 비판

by 임시야간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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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25년)부터 사용되는 2022개정교육과정 한국사1 교과서에 수록된 삽화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처음에는 물고기잡이, 사냥, 채집으로 식량을 구했으나, 점차 농경과 목축으로 식량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라는 식의 설명과 함께 등장하는 삽화에는 위와 같이 돼지나 염소를 기르는 모습이 포함됩니다. 즉, 신석기 시대의 목축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돼지 사육'을 상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한반도 신석기 유적에서 확인되는 가축화의 고고학적 증거는 '개' 이외에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반도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되는 동물 유체(뼈) 중 대부분은 사슴류와 멧돼지, 그리고 해양 동물인데 가축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매우 제한적이고, "신석기시대 가축으로 개는 일반적으로 인정"(김헌석, 2015)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출토한 멧돼지에서는 사육을 의심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김헌석, 2015)해 돼지 사육은 추정될 뿐, 확실하지 않다고 말합니다.(천선행, 2024)


* 개 사육 : 대연평도 까치산 패총에서 해체되지 않은 개 유체 등이 확인되어 개 사육의 가능성은 인정되고 있음


다만, 신석기 시대 한반도 돼지 사육을 추정'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에서도 집돼지 사육이 확인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① 현재 한반도 집돼지는 기원전 5세기경부터는 확인된다는 점

② 한반도 주변 지역을 봤을 때 중국의 경우 BP 8000년(8000년 전), 일본의 경우 야요이 시대부터 집돼지의 존재가 알려져 있다는 점

③ 농경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단백질원의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가축 사육이 연계된다는 점


하지만 현재까지 신석기 시대에 개 이외의 다른 동물의 가축화의 증거가 없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그럼에도 교과서에 마치 신석기 시대 한반도에서 돼지 사육이 이루어진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돼지 사육 삽화가 들어간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올해(2025년)부터 사용되는 2022개정교육과정 한국사1 교과서 중 삽화를 사용한 교과서들의 경우 맨 위의 그림들처럼 단, 1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돼지 사육 모습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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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한 출판사의 경우 작년(2024년)까지 쓰인 교과서에 담긴 그림과 새로 개정한 교과서에 담긴 그림(오른쪽)을 비교하면, 사육되는 동물이 '돼지'에서 '개'로 바뀌었습니다.

교과서 삽화 하나가 뭐가 중요한가 싶을 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오류들이 모여 학생들, 우리의 역사 인식을 형성합니다. 특히 선사시대는 문자 기록이 없어 고고학적 증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고정관념과 인식을 벗어나 최신 고고학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우리의 선사시대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과서 속 신석기 시대 삽화 하나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역사를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자료]

김헌석, 「신석기시대 출토 동물유체의 연구 성과와 향후의 방향성」, 『고고학지』 21, 2015.

천선행,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선사시대 서술」, 『한국상고사학보』 1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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