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글솜


그 전부터 글을 써보고 싶었고, 글을 쓴다면 어떤 내용으로 글을 써볼까 생각하던 찰나에 서울- 오송으로 출퇴근 했던 기록을 글로 남겨보자 라며 기차 출퇴근을 주제로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다.


서울에서 충북으로 충북에서 다시 경기도로 이렇게 시와 도를 넘나드는 이사는 이제는 직장이 변하지 않는 이상 경험하기 힘들것 같기도 하고, 특히 지하철이 아닌 기차를 타고 출퇴근 하는 경험도 다시는 해보지 못할 경험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더 잊기전에 글로도 남겨보고 싶었는데, 다행히도 이렇게 그간 기록들을 글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충북 오송에서 경기로 이사함과 동시에 새벽 5시 반에 일어나는 나의 생활 패턴도 변해서 이제는 6시 알람을 들어도 자리에서 잘 못일어 나는 몸으로 변하고야 말았다. 그때는 5시 반 알람 듣지마자 깼었는데, 이제는 6시 알람을 들어도 이불 속에서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5분만.. 10분만.. 거리는 다시 천상 게으른 습관을 장착하게 되었다. 오송에서 출퇴근 할때 아침 안개낀 호수공원에 러닝하는 분들을 보며 나도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아침운동 할 수 있었을텐데 라며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기에 경기로도 이사 하더라도 그 5시 반 기상은 가능할 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내 의지력 믿으면 안됐던 거였다.


서울- 경기로 출퇴근 하는 지금 확실히 기차 출퇴근길과 지하철 출퇴근길이 다르다는걸 지하철 출퇴근 길 첫날 다시 깨닿게 되었다. 시간차이도 시간 차이지만 지하철은 기차와 다르게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 각 지하철 간 간극이 짧은 탓에 놓쳐도 조금만 기다려도 금방 다음 차량이 온다는 사실에 이래서 경기도에 살아야 하나보다 라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도 하였다.


브런치 글을 쓰기 위해서 휴대폰 사진첩을 들여다보다가 ‘이때 이랬었지 참!’ 하며 희미했던 기억들이 선명하게 윤곽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기차 출퇴근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만 오송에 살던 이야기들도 맞물려 있어서 이날 이랬었는데, 하늘이 예뻤는데 등등 사진을 찍으며 남겼던 여러 마음속의 생각들도 다시 만날 수 있던 그런 기회였다.



지금 사는 집도 그전에 살았던 집처럼 꽤나 자연친화적인 집이라 여름에는 자잘한 곤충들이 수시로 방문해주는 가끔은 기겁하는 집이긴 하지만, 이전에 살았던 집 만큼 내키면 바로 뒷산 산책을 할 수 있어서 마음에드는 곳이다. 게다가 눈을 조금 돌리면 푸른 나무들이 한껏 반겨주는 집이라 가능하다면 나중에 살 집도 나무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집이길 바라고 있다.


기차가 아닌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요즘.


달리는 지하철 창밖의 어두컴컴함을 볼때 가끔 어둠이 아닌 푸른 하늘과 넓은 들판 그리고 출근길을 준비하는 차가 가득찬 도로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이로 여행가방을 메고 들뜬 표정으로 자리를 찾는 여행객이나 아이를 안고 타는 엄마나 할머니, 그리고 타는 기차가 신기해서 혹은 지루해서 칭얼거리거나 쉴세 없이 이것저것 묻는 아이들까지도. 지하철에서 볼 수 없는 생기 가득한 표정들이 무표정으로 가득한 지하철을 탈때마다 가끔은 그립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는 다시 이 어두컴컴한 지하철 창문을 무표정한 얼굴로 도착 역이 얼마나 남았나 하며 전광판을 바라보는 모습도 익숙해져야 하겠지. 그게 내가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이니까 그러다가 조금 지칠때면 무표정한 곳이 아닌 이동하는 설렘을 안고 기차를 타러 가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기차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이 아닌,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여행객의 표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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