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이 오기를
아침에 눈을 떠서 날씨앱을 본다.
오늘 최고기온 -2도, 내일도 -2도, 그 다음날도 -3도
분명 어제도 최고기온이 영하였는데,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겨울을 힘들어하는 나는 날씨앱만 봐도 우울해진다.
겨울에는 운전하기도 힘들고, 빨래돌리기도 힘들어진다.
날도 금방 어두워지고, 신경을 곤두서야 한다.
너무 추워 몸을 웅크리고 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러고 온몸에 힘을 주니,
어깨도 허리도 아프다.
그래도 이렇게 까지 내가 겨울을 힘들어 했나 생각해보니
1월초에 있던 근무지 이동이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나보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깐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한참 걸렸다.
피아노 학원 가서도, 일주일은 가만히 왔다갔다 했다가 천천히 말을 꺼내곤 했다.
이러한 성격이 슬슬 변한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터인거 같다.
첫 발령지에 사서는 한 명이라 그 때부터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가 모토였던거 같다.
이 때 부터 새로운 곳의 적응은 마치 게임 퀘스트 미션을 수행하듯이 금방 금방 헤쳐 나갔다.
십 년이 넘는 기간을 도서관에서 돌고돌아 새로운 조직으로 왔다.
힘들어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다, 교육청으로 다시 넘어오니 힘들었다.
특히나 그전의 나의 인사이동 시기는 4월, 7월, 8월 해의 중간쯤이었다. 전임자가 계획한 일을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겨받아 마무리를 잘 하면 무사완료.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1월 1일자로 근무지 이동하면서 새로이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도 많고 가뜩이나 긴장된 상태에서 적응까지 해야한다. 그리고 1월은 무려 두 아이들의 두달 간의 겨울방학도 함께이다. 기나긴 방학을 이용하여 엄마가 해주는 건 병원투어(?) 뿐. 부디 아이들의 병원투어가 무탈하게 끝나길 간절히 바래본다.
아무튼, 추운 겨울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봄은 온다.
아침 출근길 운전하면서 오는데, 옆의 한강에 나를 따라오는 노랗고 연한 주황색 햇살이 보였다.
추운 겨울도 저리 이쁜 햇살이 보이면, 출근길에 뭉클해진다.
몇 년 전 출근길에 메리골드와 노래 한 곡에 위로를 받았다면
오늘은 햇살과 봄눈이라는 노래에 위로를 받는다.
이 글을 서랍에 저장한지 벌써 두 달 정도 지난 거 같다.
다행히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연초보다는 잘 적응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