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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ro Apr 23. 2024

아니 꼭 여길 끼어 앉으셔야 되나요?

흑백만화


나는 지하철에 플랫폼 벤치에서 앉아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는 커플이 와서 앉았고 그 커플과 나 사이에는  한 뼘 사이의 틈이 있었다.


아주 작은 아이 아니고서는 우리 사이에 누군가 앉을 공간은 없었지만 하지만 무뢰한에게는 그런 건 아무 문제도 아니다.


그는 그 좁은 틈에 손을 집어넣고 나와 내 옆 커플의 남자의 무릎을 찰싹 내리친 후 엉덩이를 디밀었다.

그가 엉덩이로 밀어낼 수 있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나였고 나는 아슬아슬하게 벤치에 엉덩이 반만을 걸치게 되었다.


나는 속으로는 '아니이 여길 꼭 끼어 앉아야 되나요?'라고 백번쯤 쏘아붙였으나,


실은 불편하면 네가 일어나던지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뿜는 그의 옆얼굴을 보면서  오기가 나서 엉덩이에 힘을 주고 버티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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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은 마땅한 게 없어서 전에 찍어 둔 기차역 벤치 사진으로 대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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