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주 앉아 있는데

by 승현

카페에 가기 위해 길을 걸었다.
한 번도 가본적 없는 카페에 가보기 위해 지난번에 들른 곳은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지난번에 와본 적 있는 이곳은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내부가 훤히 보인다. 유리 바로 앞에 남자와 여자가 마주 앉아 있었다.
희한했다. 두 명은 같은 탁자에 앉아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집중할 필요가 있었는지 귀는 이어폰으로 닫고 있었다. 두 명이 똑같이 그렇게 마주 앉아 있었다.
왜 마주 앉아 있는데, 이게 내가 처음 본 순간 떠올린 생각이었다. 마치 서로 투명 인간이라도 된 듯 서로에게 관심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혹시 서로 문자를 주고받는 걸까? 그럴 리는 없지.

나는 내 갈 길을 걸으며, 저럴 거면 왜 같이 나왔을까. 싸운 걸까. 어색한 사이일까. 말도 필요 없는 친구 사이일까. 별생각을 다 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일단 인간 두 명이 마주 앉아 있으면 서로 대화를 하는 게 도리가 아니겠냐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른 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작은 책을 보며 한 시간 정도를 보낸 후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갔다. 방금 지나친 카페에는 아직도 그 한 쌍이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스마트폰을 남들만큼은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을 대면할 때는 만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왜냐면, 앞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절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예절이나 행동방식도 바뀌어 간다. 나도 이제 작은 기계에 머리를 푹 숙이는 인간으로 진화해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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