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만으로
생각보다 약속장소에 일찍 도착했다.
마침 약속장소에 버스킹을 하고 있길래, 남은 시간을 때우기 좋은 구경이라 생각했다.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3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이었다.
그 3명의 뮤지션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본인이 연주하는 악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무심코 봤던 연주였는데, 난 그 자리에서 펑펑 울어버렸다.
연주가 감동적이어서도, 선율이 아름다워서도 아니었다.
"그들은 진정으로 본인이 하는 일을 즐기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본인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구나.
저 사람들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있구나.
그 눈빛과 표정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가 저렇게 즐겁게 일을 해본 적이 언제였던가,
내가 하는 일을 가슴 벅차게 사랑해 본 적이 있긴 했을까,
내심 부러운 마음과 스스로를 돌아보며 눈물이 났던 것 같다.
난 그날 이후 이름도 모를 그 뮤지션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본인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사실.
내가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걸 수도 있겠지만,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누군가의 가슴에 담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