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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타 Nov 14. 2022

고양이의 위로

이전 글인 <위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에 이어서 써보는 글. 요즘 독서모임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이전 글에 영감을 줬던 <비폭력대화>도 독서모임에서 선정했던 책이다. 그래서 모임 때 사람들하고 이야기해 보면서 어떤 위로가 가장 도움이 되었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거의 전부 가만히 말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위로가 필요할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는 사실 어떤 말을 해줘도 잘 안 들린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분도 있었다. 역시 가만히 옆에 존재해 함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위로인 것 같다.


완전히 이분적인 경쟁 구도는 아니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개와 고양이로 나뉜다. 난 그중에서도 확고하게 고양이파이다. 그래서 요즘 책을 읽을 때도 고양이 카페에 가서 읽곤 한다. 알레르기가 있지만 약을 먹고 고양이 카페에 갈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생각해 보니 왜 고양이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언젠가부터 고양이에 끌리게 되었고, 그냥 좋으니 좋은가 보네 하고 대충 넘어갔다. 그러던 도중 오늘 고양이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갑자기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이 위에서 말한 가만히 있는 위로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와 고양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성격일 것이다. MBTI로 치자면 E와 I의 차이와 같달까. 개는 굉장히 활발하고 친화적이다. 그에 비해 고양이는 까칠하고 새침한 느낌이다. 하지만 고양이 카페에 있다 보면 가끔 조용히 무릎 위에 와서 잘 때가 있다. 흔히 간택 받았다고 표현한다. 개처럼 나를 잘 따르고 반응해 주고 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렇게 간택을 받으면 따듯하고 안정감이 생긴다. 이것이야말로 가만히 옆에 존재해 주는 위로였기에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은, 이처럼 고양이에게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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