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의 끝자락, 경주의 한 고택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한 명의 교수님과 다섯 명의 탈북민 대학생들이 모여, 긴 시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대화가 씨앗이 되어, 지금의 책 『서로서로 배우는 중입니다』가 나왔습니다.
한동대학교 전명희 교수님의 인도 아래, '여기서 우리 통일을 이야기하자'라는 취지로 저희는 각자의 삶과 통일에 대한 꿈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함께 웃고 고민하며 나눈 소중한 대화들이 글로 엮여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담은 토크북입니다. 무겁게 다가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탈북민으로서 어떤 경험을 했고,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있는 그대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서로 간의 대화가 주는 힘을 믿었고, 단순한 대화 속에서 오히려 더 진솔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형식적인 글 대신, 대화를 통해 진심을 전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에는 과거의 고통보다는 현재의 우리,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 책이 우리의 진심 어린 목소리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을 내기 위한 프로젝트였지만, 그 과정은 저희에게 무엇보다도 큰 위로였고, 세상에 내딛는 수줍은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통해 배우고,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았습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교수님과 함께한 친구들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의 부족한 글에 귀한 추천사를 써주신 차인표 작가님, 김영애 사모님, 김성렬 교수님, 이지선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추천의 글에 담아주신 귀한 마음을 기억하며, 저도 그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겠습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을 통한 대화 속에서 우리를 만나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