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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 Jun 17. 2019

#5. 사회초년생의 저축, 이 돈 모아 무얼 할까?

목적에 따라 기간/금액/상품을 정하는 계획적인 저축 습관 만들기






   당연한 말이지만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는 그리 큰돈을 모으기 어렵다. 그러니 퇴사 후 재취직, 결혼 등 인생 계획이 자꾸 밀리는 게 싫다면 저축 계획을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 저축 목적에 따라 저축 기간과 저축 금액을 정하고, 그에 알맞은 금융 상품을 선택하자. 보통 저축의 시작은 적금이다. 적금을 든다는 것은 곧 어떤 목적을 위해 돈을 묶어놓겠다는 결심과 같다. 따라서 만기 때 내 손에 쥐어질 예정인 금액은 그 목적에 맞춰진 액수여야 한다. 애매한 목돈은 수령한 직후에 이슬처럼 사라지기 딱 좋다. 


중장기 저축인 주거/결혼비용,
적금으로 n천만 원 모으기


   사회초년생에게 가장 급박한 재정 이슈는 아마 주거 독립과 결혼일 것이다. 취직한 후 부모님 댁에서 독립하려고 월세부터 알아보다가, 원룸 한 칸에 매달 5~60만원을 내야 하는 현실에 조용히 단념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20대 중후반에 경제활동을 시작하는데, 이 무렵에 언제쯤 결혼을 하게 될까 가늠해보면 생각보다 몇 년 남지 않아 흠칫 놀라게 된다. 안정 지향 주의인 나는 제일 먼저 이런 굵직한 목적자금의 목표금액과 납입 기간을 설정하고, 중간에 해지하기 어렵게 적금으로 묶어둔다.

   월세방에 살고 있거나 독립을 꿈꾸고 있다면 전세보증금이 1번 목적자금이다. 월세를 매달 내는 것보다 전세보증금 대출이자를 갚는 게 더 저렴하지만, 보통 사회초년생에게는 아직 보증금 대출을 받기 위한 최소 자금조차 없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위치에 그래도 안전하게 살만한 원룸을 구하려면 1억 2~3천 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최대한도인 80%를 대출받는다고 해도 자기부담금 2~3천만 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3년간 3천만 원이 모이도록 적금을 붓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클리어한다면 그 금액에 얼마를 더하면 결혼 비용이 되는지 가늠해본다. 본인은 비혼주의라고? 결혼 비용이라 쓰고 사실상 주택 자금이라 읽어도 무방하다. 집값이 까마득한 만큼, 아무리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결혼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연 신혼집에 들어가는 비용이니까. 혼자 살아갈 생각이라면 경제활동이 어려워졌을 때의 위험이 더 큰 만큼 주거 안정성 확보를 더욱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단기 저축인 휴가/이사/퇴사,
CMA/펀드로 n백만 원을


   몇백만 원이 필요한 사건은 생각보다 많다. 큰맘 먹고 '지르는' 여름휴가 여행 비용이나 전자기기 교체비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사도 마찬가지다. 이삿짐센터 비용에 부동산 중개 수수료(복비), 새집에 필요한 잡다한 세간 살림 마련 비용까지 고려하면 백만 원은 금방이다. 갑자기 병원비가 필요하거나 퇴사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가비용이나 비상금이 필요할 때마다 적금을 깨야 한다면 곤란하니, 이런 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에 따로 모아두어야 한다.

   유동적인 단기 저축은 중장기 저축에 손대지 않으면서 이런 소비가 생활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이다. 앞글(#3.수입도 적은데 통장을 굳이 쪼개야 하나?)에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비상금을 CMA 통장에 모으는데, 통장 하나로 이것저것 다 메꿀 만큼 여유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서 여름휴가 비용은 따로 떼어 펀드에 넣어두었다. (휴가비가 부족해서 뭘 못하거나 다녀와서 할부를 갚으며 후회하게 되면… 정말 싫으니까!) 바로 출금이 가능한 CMA통장과 달리 펀드는 환매 신청 후 입금까지 며칠 걸리기 때문에, 특가 항공권처럼 갑작스러운 결제는 비상금이나 신용카드로 우선 처리한 다음 그 금액을 충당한다.




   만약 이미 무작정 애매한 적금을 들었고 이제와서 저축 계획을 수정하기엔 너무 늦었다면, 기왕이면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좋은 물건이나 기억에 남는 여행같은 굵직한 항목에 쓰자. 생활비나 카드값으로 야금야금 써버린 후 어디다 그 돈을 다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돈 모으는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 저축할 의욕이 떨어진다. 좋은 저축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그 돈 모아서 이거 했다"고 뿌듯할 수 있는 저축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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