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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 May 16. 2019

#2. 내 월급은 다 어디로 갔을까?

관심을 기울이면 월급의 행방이 보인다






   기업 경영의 주목적이 영리 추구라면, 자기 경영의 주목적은 행복 추구이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을 사는 소비를 해야 한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내 행복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걸 사면된다. 단돈 5천 원어치라도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로또 한 장인지, 튀김을 무친 떡볶이인지, 아껴뒀다가 책 한 권을 사는 것인지, 나는 5천 원을 무엇과 바꿨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인지 스스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드라마 ‘쌈마이웨이'의 명대사 "행복이 왜 맨날 치사하게 소소해야 해?"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지금 내 벌이가 소소한 것을. 



드디어 월급이다!
근데… 벌써 통장에 얼마 안 남았네.



   통장에 몇 푼 안 남았다는 사실보다, ‘왜’ 그런지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수입이 많고 자산이 넉넉하다면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편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돈이 언제 어디로 얼마씩 나가는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 가계부를 쓰면 내 생활이 구석구석까지 훤히 들여다보인다. 매번 기록하기 번거롭다면 현금 사용을 줄이고 이따금 카드 명세를 확인하면 된다. 여러 은행, 카드사, 가계부 앱에서 결제 정보를 수집해 소비 패턴 분석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잘 활용하자. 

   내 소비 생활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자주 점검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데이터가 쌓인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의 ‘모토’를 확실히 한다. 그리고 나의 인생 목표에 맞춰서 소비 계획을 조정한다. 지출 금액이 커도 만족감이 더 크다면 좋은 소비로 평가하고, 별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새는 돈’은 줄여나간다. 사실 돈을 아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이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니 고정적으로 확실히 파악해서 '어떻게’ 아껴 쓸지 보다 확실한 계획을 세우자. 

   돈을 아껴 쓰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결심만으로 숙제를 미리 끝내거나 살을 빼는 데 성공한 적이 얼마나 있는가? (나는… 한 번도 없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을 정해두고 도서관에 가거나, 헬스장에 꾸준히 다니는 등 구체적인 행동이 따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돈을 잘 관리하려면 나의 소비 경향과 통장 잔고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건을 사면 영수증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카드 결제 때마다 푸시 알림을 보내주는 앱을 이용하자. 



   지출뿐만 아니라 수입도 마찬가지다. 매달 받는 급여 명세서(=급여 대장)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만약 회사에서 급여 명세서를 보여주기 싫어한다면 별로 좋은 징조가 아니다) 월급은 중요한 주요 수입원이니, 어떤 항목으로 얼마가 들어오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서 뒤늦게 당황하지 않도록 하자.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돈은 대개 기본급과 상여금, 수당, 그리고 성과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참고로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하면 불법이다) 

   연봉에서 상여금 비율이 높을수록 기본급은 적어진다. 예를 들어 '상여금 800%'라면 ‘연봉=월급 12달 치+기본급 8개’라는 뜻이다. 즉, 연봉을 20으로 나눈 금액이 기본급이다. 만약 ‘매달 기본급+상여 50%, 명절에는 기본급+상여 100%’로 정해져 있다면 내가 받는 월급은 ‘기본급 x1.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실제로는 연봉에서 수당을 빼고 계산을 시작해야 하니 그보다 더 적다. 여기서 각종 보험료 및 세금이 10% 정도 공제된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예상한 금액보다 적다고 느끼는 이유기본급은 수당과 달리 회사에서 금액을 쉽게 깎을 수 없고, 이직할 때에도 연봉 협상 기준이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이런 경우 월급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 #3. 수입도 적은데 통장을 굳이 쪼개야 하나?에서 계속)


   수당은 사규에 따라 연봉에 포함될 수도 아닐 수도 있으므로 연봉 협상 때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식비, 통신비, 차량 유지비 등의 기타 수당은 항목에 따라 일정 금액까지 비과세 처리되므로, 세금을 적게 내려고 명목뿐인 수당으로 넣는 경우가 많다. 또한 포괄임금제인 경우 미리 정해진 초과 근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O.T)이 추가된다. (O.T 없는 포괄임금제 계약은 불법이다) 마지막으로 인센티브라고도 하는 성과급은 연봉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금액이 줄어들거나 지급되지 않더라도 회사 측에 항의할 수 없으며, 퇴직금 계산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니 계약서를 쓸 때 연봉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잘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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