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베이징] 진한 奥白 한 잔의 행복

Double Uncle Coffee (Just DU It!)

by 심루이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았던 2달 반 동안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느뇨!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수많은 위시리스트 중 ‘햇살 맞으며 한 잔의 커피를 혼자 마시기’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아이가 이러닝을 열심히 하는 동안 유명하다는 카페의 티백도 내려 먹고 종종 와이마이로 아메리카노를 시켜 먹기도 했지만,

내가 원하던 그 느낌과 맛이 아니었다. (혼자가 아니어서 그랬… 쿨럭)


아이의 등교를 맞아 어김없이 나의 지도이자 스승인 ‘大众点评(따종디앤핑)’을 뒤지다

Double Uncle Coffee’라는 특이한 이름의 카페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 아마 최근에 새로 생긴 카페인 것 같았다. 재미있는 이름도 이름이지만, 이 사진을 보는 순간 가보고 싶었다.

WeChat Image_20210308184914.jpg 하늘이 한 몫한듯

차오양구 도심 한복판에 이런 느낌의 외관과 마당이라니! 그런데다 D.U 커피는 현재 따종에서 베이징 카페 순위 1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WeChat Image_20210308184903.jpg 무려 1위





아이를 학교 버스에 태워 보내고 이곳에서 가장 ‘红’하다는 ‘奥白(플랫 화이트)’ 한 잔을 먹기 위해 길을 떠났다.


* 14호선-7호선 루트. 왕징에서 간다면 후통역에서 14호선을 타고 九龙山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7호선 大郊亭역에서 내려 바이두 지도를 따라 걷자 카페가 전혀 나올 것 같지 않은 큰 대로가 나왔다. '东四环中路'라고 쓰여 있는 곳으로 들어가자 왼편에 색다른 느낌의 공간 발견!


WeChat Image_20210308184834.jpg 이곳으로 들어간다. 헬스킷은 필수!
WeChat Image_20210308184846.jpg 드디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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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 의아한 순간! 사진에서 본 풍경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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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앞 테라스에서 Double Uncle 중 한 명으로 짐작되는 분이 햇살을 맞고 계셨다. 과연 카페로 들어가니 Double Uncle 2로 짐작되는 분이 커피를 열심히 만들고 계셨다. 아, 그래서 이름이 더블 엉클이었군.


테이블 은 7-8개 정도로 내부 공간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카페 앞 마당이 꽤 넓고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진다면 바깥에 앉아서 햇살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기에 딱일 듯.


WeChat Image_20210308184647.jpg 엉클 2로 짐작되는 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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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hat Image_20210308184822.jpg 1.5층 공간에서 내려다 본 공간, 사람이 북적북적하다




좋아하는 작가 '张嘉佳'의 책을 훑어보며 작고 귀여운 잔에 담긴 진한 奥白 한 잔을 음미하는 시간. 커피와 책의 조합은 아마도 요즘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모먼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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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hat Image_20210308184721.jpg 역시 양이 적은 게 플랫 화이트의 매력...?ㅋㅋ


시간이 여유롭고,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하다면 바깥쪽 캠핑 의자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싶은 곳. 인생 사진도 건질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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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hat Image_20210308184749.jpg Nature HIKE 의자가 놓여 있는 풍경




느낌 있던 화장실, 카페 이름의 앞 글자에서 따온 DU를 활용한 JUST DU IT 메시지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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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hat Image_20210308184828.jpg 화장실 벽면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공중 계정과 따종을 살펴보며 알게 된 사실!


영업시간이 11시부터 18시까지라는 것!!!

한눈에 봐도 돈 버는 데는 크게 관심 없는 커피 좋아하는 돈 많은 삼촌 같은 느낌이었는데...

영업시간이 나의 생각을 확신으로 바꿔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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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업 시간의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




아이의 이러닝은 엄마의 이러닝이기도 하기에 옆에서 듣고 있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일 년간의 경험 끝에 아이가 먼저 요청하지 않는 시간에 발생하는

나의 의견과 참견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만 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지난 6주 동안 아이를 최대한 믿고,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엄마가 되기 위해서

나는 늘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코로나 시대, 24시간 함께하는 우리가 계속 '베스트 프렌드'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서로만의 공간을 가지는 것.

나는 계속 무언가를 듣고 있어서 아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에 심이는 필요한 일이 있으면 와서 내 등을 쳤다.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마음이 너무 힘들던 시간.


고민과 생각이 많아질 때면 '브로콜리너마저'의 '바른 생활'을 들었다.


생각을 하지 말고 생활을 하자.
물을 마시고 청소를 하자
그냥 걸어가다 보면 잊혀지는 것도 있어
아름다운 풍경도 또다시 나타날 거야


이 노래를 들으며 물을 마시고 청소를 했다.

그냥 내 앞에 있는 시간들에 내가 채워갈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했다.


#베이징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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