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대를 살아가던 중국 아이들
春과 함께 필름 카메라를 들고 틈날 때마다 골목과 시장을 누비며 셔터를 누르고,
(필름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너무 좋아서 필름과 인화 값으로 가사를 탕진하던)
우리 신혼집의 이름은 ‘Wonsim Studio’고, 그 스튜디오에 ‘암실’은 필수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열망으로 구도와 빛 등 다양한 사진 기술에 대해 독학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깨닫게 됐다.
좋은 사진의 핵심은 구도나 기술이 아니라 대상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 결국 용기를 내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는 것을.
필름 카메라가 아직 집에 10여 대가 있지만 더 이상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는 지금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찍고 싶은 대상이 생겼을 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부지런함과 용기가 내게 있는가?
비싼 필름이 아니라고 사유의 과정 없이 너무 헤프게 찍어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연스러움을 최고 미덕으로 치는 나로서는 동즈먼 '由新书店' 에서 처음 발견한 '아키야마료지(秋山亮二)' 의 사진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80년대의 중국을 살아가고 있는 료지 사진 속 아이들은 너무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 나는 미간이 골이 생길 정도로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194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료지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AP 통신과 아사히 신문사에서 촬영 기자로 활동하다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전향했다. 1982년 코니카 미놀타가 그에게 중국의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 달라고 부탁해 중국으로 떠났다. 당시 료지는 중국 사진작가협회의 도움으로 2~3주씩 베이징·청두·쿤밍·광저우·상하이·쑤저우·하얼빈 등 12개 도시에서 해남·신장·네이멍구 등지로 이동하며 촬영했다.
‘看到孩子就看到希望(아이들을 보는 것은 바로 희망을 보는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그는 특히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你好小朋友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중국에 한 번 오면 20kg의 캐리어에 200통이 넘는 필름을 채워서 가져왔다고 한다. 필름으로 무거워진 캐리어를 질질 끌며 촬영한 총 8,000장에 가까운 컬러 사진 중 116장을 엄선해 '你好小朋友(안녕어린이)' 사진집을 냈다.
现在的数码相机会带来过度拍摄,随意按快门会导致前期的观察不到位。我很抵触这种即兴的大量拍摄,照相拍的是瞬间,为捕捉那一瞬间前期要做很多努力。”
지금의 디지털카메라는 과도한 촬영을 불러일으키며, 셔터를 함부로 누르면 사진을 찍기 전 관찰이 부족해진다. 나는 그런 즉흥적인 대량 촬영에 위화감을 느낀다. 사진을 찍는 그 순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아키야마 료지
바이두에서 찾아본 그의 사진들-
2019년 인터넷상에서 <你好小朋友>로 시작된 80년대 시절에 대한 향수가 불기도 했다. 사람들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어느새 낯선 과거가 되어버린 옛날의 아름다움을 떠올렸다.
#베이징에서_즐겁게_걷고_먹고_쓰기
#베이징라이프 #중국생활 #중국문화 #beijinger #도시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