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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루이 Sep 25. 2021

'진짜 잘했어'를 찾아서

아이가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

아이들이 엄마에게 제일 듣고 싶은 이야기 중 하나가 “잘했어”라고 한다. 자식이 귀한 시대, 다들 우쭈쭈하면서 키우지 않나? 매일 잘했다는 이야기를 열 번도 더 하는 엄마들이 내 주변에는 많은데 아이들은 왜 칭찬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심이에게 물어봤더니 심이도 비슷한 말을 했다. 나는 평소에 칭찬이 너무 과하다고 염려했는데, 아이에게는 여전히 부족한 걸까? 


반문하는 내게 심이는 "그런 잘했다 말고 진짜 잘했다 있잖아"라고 했다. 응?


아이의 대답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런 조건도, 지적도 포함되지 않은 순도 100%의 “잘했어”는 흔치 않았다. 늘 입 버릇처럼 (건성으로) 잘했네~라고 칭찬한 뒤 ‘근데 쩜쩜쩜’이 붙었다. 


잘했는데 이건 좀 부족하네? 

잘했으니 이것도 해볼까? 

잘했는데 다음에는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잘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했어?


늘 이런 식이었던 건 아닐까? 아이 결과물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덧붙였던 나의 조언이었지만 순수한 아이 마음의 기준으로 그 잘했다는 ‘진짜 잘했다’가 아니었던 거다. '가짜 잘했다'만 남발하면서 좋은 엄마라고 자위하고 있었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 칭찬을 해주는데도 칭찬에 목말랐구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리고 군더더기 없는 감탄과 칭찬을 더 자주 건네야겠다. 무언가를 덧붙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시간의 차이를 많이 두고, 알려주는 걸로. 


‘근데쩜쩜쩜’ 세포는 부디 당분간 안녕~ 진짜 필요할 때만 나와주길 바라. 


요즘 '진짜 잘하는 거' 진짜 많은 아홉살 아이

#베이징라이프 #일상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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