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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루이 Nov 14. 2022

쭈글한 양말처럼 쉬기

누울 수 있을 때 절대 앉지 않는다. 

체력을 몰아 쓰고, 깨어 있을 때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편인데 이유는 잠이 많기 때문이다. 최소 7-8시간 이상 자야 정상적으로 생활이 가능해서 깨어있을 때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자연스럽게 멀티플레이어가 됐는데 집안일을 하면서 중국어를 듣고, 버스를 기다리며 책을 읽는다. 마치 일초도 허비하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랄까. 


하지만 마흔이 되어 보니 집중보다 중요한 것은 잘 쉬어야 한다는 것. 자책하지 않고 조바심 없이 쉬기. 마치 '몹시 낡아서 쭈글쭈글한 양말'처럼. 


데일 카네기는 <자기관리론>에 휴식과 관련된 내용에 많은 지분을 할애한다. 그중 7부 2장에 언급된 비키 바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유명한 소설가 비키 바움은 어릴 때 만난 노인에게 인생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넘어져서 무릎과 손에 상처를 입었을 때 한 노인이 그녀를 일으켜 주었다. 노인은 한때 서커스단의 광대였다. 노인은 그녀의 옷을 털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네가 다친 이유는 몸에서 힘을 빼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란다. 너를 몹시 낡아서 쭈글쭈글한 양말이라고 생각해 보렴. 자, 이리 와.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게."


그는 가르치는 중에도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자신을 낡고 쭈글쭈글한 양말이라고 생각해야 돼. 그래야 긴장을 풀 수 있단다"


나는 이 문단을 읽은 후 스스로에게 늘 쭈글한 양말이 되어보자는 주문을 건다.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가 80세 생일을 맞이하기 직전에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 나이에도 건강하고 생기가 넘치는 비결을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앉을 수 있을 때는 절대 서지 않고, 누울 수 있을 때는 절대 앉지 않습니다."


데일 카네기, <자기 관리론> 


헨리 포드의 비결은 나의 육아 비결이기도 하다. 누울 수 있을 때 절대 앉지 않는다. 10년째 저 말을 마음속에 품고 실천하고 있다. 


젖은 낙엽처럼 쉬기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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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 친구 같은 남편 춘, 친구 같은 딸 심이와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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